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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주식양도세 부과기준을 두고 당정이 갈등을 벌이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이유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사직서가 제출되자 반려하고 재신임을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여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거취를 밝힌 점, 문 대통령 반려 사실을 인지한 시점 등을 추궁하며 "홍 부총리가 정치적 행동을 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개월 동안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 누군가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대주주 과세가 현행대로 가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2018년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함에 따라 내년 4월부터 대주주 주식양도세 과세 기준을 종목당 3억원으로 낮출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현행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고, 반대 의견을 제시한 홍 부총리가 책임을 지고 사퇴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부처 수장이 공개 회의 석상에서 사의를 표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것은 드문 일이다. 이에 여당은 홍 부총리의 공개 발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형식이 맞는 것인가, 일반적 관행인가에 대해서도 참 낯선 풍경"이라며 "물론 견해차가 있어서 수많은 조율 과정을 거쳐서 입장을 정리했겠지만 그런 의견을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임명권자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런 의중이 있어도 묵묵하게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대통령 참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 의원은 그러면서 "(홍 부총리의 언행은) 심하게 말하면 대통령 참모 역할이 아니라 기성 정치인의 정치적 행동과 담론으로 해석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형식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양경숙 의원도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는 소식을 들었는가, 반려해도 그만두고 나가시려는 건가"라며 홍 부총리를 추궁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 불만도, 고민도 있겠지만 반려됐으니 더욱 더 사명감을 갖고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소속인 윤후덕 기재위원장 역시 "국회 상임위에서, 의원 질문도 없는 상태서 기관장이 사의표명 사실을 스스로 밝혀서 의원들이 애써 준비한 정책질의, 예산심의를 상당히 위축시켰다"며 "이 부분은 위원회 권위에도 안 맞는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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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당은 정권을 향한 홍 부총리의 소신을 높게 평가하며 위로했다.


류성걸 기재위 국민의힘 간사는 "책임지는 자세가 보기 좋다고 생각된다. 발표 형식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본인 스스로 굉장히 고심하셨을 것"이라며 "소신을 꿋꿋하게 지켜온데 대해서 높이 칭찬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그동안 주식양도세 부과기준 인하에 반대해왔던 것을 의식한 듯 "현재 주식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조금 더 깊이 검토했더라면 이런 단계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되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는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경준 의원은 홍 부총리가 청와대의 재신임을 인지하고도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올 것을 염려하며 "청와대의 발표는 2시48분에 나온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위원장의 '상임위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저는 전혀 위축받은 것이 없다. 계속 소신을 갖고 부총리직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주식양도세 부과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려 한 홍 부총리의 정책 방향에 공감하며 앞으로도 계속 관철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용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 역할을 하던 시절부터 조세개혁 중 하나였는데 마치 몰랐다는 것처럼 여당과 제1야당 의원들이 책임을 경제관료에게만 씌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설사 마음이 있더라도 꾹꾹 삼켜놓고 국회가 끝나면 던지든지 해야지, 평소 부총리답지 않은 언행"이라며 "내일부터 예산 심사가 진행되는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면 '본인은 마음이 떠났네', '내년 예산 집행자는 달라지네'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진지한 문답이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10억원 유지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계속 정부 입장을 물어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그냥 아무일 없이 가기에는 제 스스로가 견딜 수 없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은 제가 편성한 것이기 때문에 충실히 설명드리고 심의를 받을 것"이라며 책임을 미루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청와대 반려에도 그만두고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책임감 있지 않다. 후임자가 오는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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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치적 행보'라는 여당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정치라는 단어는 저에게 접목될 수 없는 말"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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