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경제사령탑' 홍남기 부총리 재신임 이유 (종합)
대주주 양도세 기준 당정 이견, 홍 부총리 사의 표명…文대통령 곧바로 반려, 다시 힘 실어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의를 반려했다. 홍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하자마자 문 대통령이 재신임 의사를 전한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홍남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은 3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과정에서 공개됐다. 경제사령탑의 사의 표명은 그 자체로 파장이 만만치 않은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흥미로운 점은 홍 부총리 입을 통해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 청와대 쪽에서 '반려' 메시지가 공개됐다는 점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홍 부총리는 오늘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은 바로 반려후 재신임했다"는 내용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홍 부총리는 3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문 대통령에게 사의 뜻을 전했지만 문 대통령이 바로 반려한 것은 물론이고 재신임 의사를 나타냈다는 내용이다.
홍 부총리 사의 논란이 벌어진 이유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요건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내리는 것을 놓고 당정이 이견을 보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홍 부총리는 3억원으로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여권에서는 투자자들의 동요 등 민심의 동향을 고려해 신중한 대처를 주문했다.
고위 당정 협의를 통해 현행대로 10억원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왔고 홍 부총리는 이번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과세 폭을 확대할 경우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증권 투자자들의 반발 등 투자 열기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이 사의 반려 후 재신임 의사를 전한 것은 코로나19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경제 사령탑 교체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담겼다. '한국판 뉴딜' 등 문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핵심 국정과제의 추진을 위해서도 '홍남기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앞서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4분기에도 경제반등의 추세를 이어나간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우리 경제는 코로나의 충격을 만회하고 정상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과 함께 방역 모범국가에 이어 경제 모범국가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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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재신임 의사를 통해 홍 부총리 발언권에 다시 힘이 실리게 됐지만 '사의 논란'의 불씨가 가라앉을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연말 개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기재부 장관 자리도 하마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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