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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도 없어요" 전·월세난에 갈 곳 잃은 청년들 '한숨'

최종수정 2020.10.29 04:00 기사입력 2020.10.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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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이어 월세난…사회초년생 "방 못 구해요"
전문가 "전·월세대란 악순환…정부 대책, 시장 수급 상황 못 이겨"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매물정보란이 비어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모습. 매물정보란이 비어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목돈 마련도 못 했죠", "아예 매물이 없는데 어떡해요."


지난 7월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대란이 확산한 가운데 직장인, 신혼부부 등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초년생들이 주로 찾는 다가구, 다세대, 빌라의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월세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수도권에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절망감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월세난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월세로 눈을 돌리면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거나 월세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청년들은 불확실한 주거 문제로 인한 불안감·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 전세 거래량은 지난 7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전세 거래 신고 건수는 지난 7월 1만2610건에서 지난 8월 8587건으로 감소했다. 이후 지난달 5854건, 10월 신고 건수는 27일 기준 356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1만2229건이 신고된 것과 비교해보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준이다.

수도권 주민들도 전세난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뢰로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전세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66%가 "심각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제도변경에 따른 신규 전세 물량 부족'(57.6%)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상황이 이렇자 월세로 눈을 돌리는 임차인들도 늘고 있다. 지난 22일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01.2로 8월 100.4보다 0.8포인트 상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비어 있는 매물정보란/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비어 있는 매물정보란/사진=연합뉴스



월세 거래량이 증가함에 따라 매물 부족, 가격 급등 현상이 이어지면서, 청년들은 매물 부족,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는 본가에서 통근을 하거나 셰어하우스를 찾는다고도 토로했다.


최근 이직했다는 직장인 A(28) 씨는 "본가에서 왕복 3시간 정도 거리의 직장으로 이직하게 됐다. 전세나 월세방을 찾기가 쉽지 않아 계속 통근을 하고 있다"면서 "몇 달 전 이직을 준비하면서 매물을 찾아봤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방을 구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든다"고 밝혔다.


A 씨는 "모아둔 돈은 있지만 무리하면서까지 매매를 하거나 비싼 방을 들어갈 형편은 아니어서 고민이 크다. 직장인인 친구들도 얘기를 들어보니 다들 집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하더라"라며 "부동산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당분간은 계속 통근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에서부터 비롯된 악순환이다. 결국 서울 전역으로 이어져서 전세대란, 월세대란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며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한 강제적 수단을 쓰고 있는 것인데 순간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근본적 원인은 공급억제에 있기 때문에 실제 시장 수급 상황을 이길 수는 없다. 추가 대책을 마련해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30대의 경우는 패닉상태라고 봐야 한다. 대출도 안 되고 집값은 오르는 상황이니 절망감을 느끼는 상황"이라면서 "밀려서 나가다 보니 주거환경이 안 좋아지고, 월세가 최고가로 올라가니까 결국 서울 외곽으로 나가야한다. (사회초년생) 대부분 출퇴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초년생들에게는 '희망을 빼앗아가는 제도'라고 느껴질 수 있다.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렵게 만드는 불공정한 정책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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