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감정원 1주차 자료만 제시
홍 부총리 '상승폭 둔화' 진단
민간 통계와는 다른 흐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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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한 "전셋값 상승폭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발언을 두고 '정부가 또 입맛에만 맞는 통계를 내놓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 부총리는 국가 승인 통계인 한국감정원의 전세가격지수를 근거로 '전셋값 상승폭 둔화'를 진단했지만 민간 통계인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8월보다 10월에 되레 더 커졌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가 전셋값 상승폭 둔화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감정원의 주간 전세가격지수다. 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8월 1주 0.17%, 9월 1주 0.09% 10월 1주 0.08%다. 이것만 놓고 보면 분명 상승률은 줄었다. 하지만 9월 이후 주간 상승률은 0.08~0.09%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는 상황. 최근 상승률만 놓고 보면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감정원은 10월 1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전주 0.09%에서 0.08%로 줄어든 것에 대해 '추석연휴로 거래활동이 감소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승률 둔화는 연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감정원의 전셋값 통계는 민간의 통계와 괴리가 크다. 우선 부동산114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8월 1주 0.07%, 9월 1주 0.12%, 10월 1주 0.11%로 10월 들어 전달보단 상승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8월 1주보단 여전히 상승세가 가파르다. 특히 9월 중순 이후만 놓고 보면 9월 3주와 4주 모두 0.10%였던 상승률은 10월 들어 0.11%로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도 부동산114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8월 1주 0.21%, 9월 1주 0.45%, 10월 1주 0.44%를 기록했다. 10월 전셋값 상승률이 8월 대비 여전히 2배가량 가파른 셈이다. 부동산114와 KB부동산 통계 모두 8월보다 10월 전셋값 상승폭이 크다.

정부의 이 같은 아전인수격 통계 활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9월 홍 부총리는 "8ㆍ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서초ㆍ송파구 등의 특정 아파트 가격이 급락했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든 사례는 타입이나 옵션ㆍ층수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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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감정원 통계를 단편적으로 제시하며 전셋값 상승폭이 줄었다고 한 것은 백번 양보하면 틀린 얘기가 아니지만 전셋집을 보기 위해 줄을 서고, 가위바위보에서 이기거나 제비뽑기에 성공해야 전세계약을 할 수 있는 현 시장 상황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라며 "이 같은 발언은 시장에 혼란을 만들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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