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대신 스트리밍'…디즈니의 大변신
유통망 강화 위해 미디어·엔터 배급부서 신설…온라인 중심 포석
코로나발 영화·테마파크 경영난에 사업재편 속도
글로벌 스트리밍시장 지난해 242억달러
2024년엔 304억달러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월트디즈니가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한다. 지난해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서비스인 '디즈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공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TV네트워크와 영화스튜디오, 온라인서비스 등 유통망 관리를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디즈니 측은 "시장에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트디즈니는 이날 성명을 내고 TV네트워크와 영화관, 소비자 직판 서비스부문을 통합한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배급부서'를 신설하기로 했다. 콘텐츠를 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게 부서 신설의 배경으로 설명했지만 비디오 스트리밍서비스를 최우선적으로 겨냥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디즈니는 "디즈니+와 훌루를 포함한 스트리밍플랫폼을 회사의 중심에 보다 가깝게 놓기 위한 조율"이라고 밝혔다. WSJ는 "전통 플랫폼이 아닌 온라인 서비스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월트디즈니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월트디즈니는 그동안 콘텐츠 생산에 주력했을 뿐, 유통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릭스와의 공생이 가능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월트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연 1억50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넷플릭스의 플랫폼을 이용해 더욱 강력한 콘텐츠 제국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출시한 디즈니+가 첫날에만 1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모집한데 이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6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특히 올해 들어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디즈니 변신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영화관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디즈니는 경영난에 빠졌다. 야심작이었던 뮬란 등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고,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 역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디즈니는 지난 8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47억2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배당 지급을 중단하고 미국 내 디즈니랜드 직원 2만8000여명을 해고하는 고강도 조치를 취했다.
디즈니 주주들은 영화 대신 스트리밍에 전념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일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미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로브 대표는 차펙 CEO에게 서신을 보내 스트리밍에 전념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브는 디즈니에 "배당용으로 적립한 30억달러를 스트리밍서비스에 투자해달라"며 "미디어 환경은 변화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영화산업이 아닌 집 안의 영화관을 목표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소비행태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OTT시장 성장세는 전세계적으로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OTT 시장으로, 2위인 중국보다 6.4배 더 크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OTT시장은 2019년 114억달러에서 2023년 129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미국 내 OTT 이용자수는 1억3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 규모 역시 2019년 242억달러에서 2024년엔 304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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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자사의 콘텐츠를 OTT서비스인 디즈니+를 통해 먼저 선보이고 있다. '뮬란'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수 차례 개봉 연기 끝에 9월 디즈니+를 통해 공개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도 북미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오는 12월 디즈니+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차펙 CEO는 "디즈니+의 성공적 출범과 더불어 이번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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