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지난 주 한국은행은 '2분기중 자금순환'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자금 잉여가 크게 증가했고,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도 늘었다. 주식 배당수익률이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아진 만큼 이런 추세는 지속되고, 한국 주식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2분기 중 가계는 110조원을 운용(금융기관에 예치 또는 금융상품에 투자)했고, 46조원을 조달(금융기관 차입)했다. 운용과 조달의 차액인 가계의 자금잉여가 64조원으로 지난해 2분기(24조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계가 소비를 줄인데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가계로 유입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전체로는 가계의 자금잉여가 131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9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가계 부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자산도 상대적으로 더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부채에 비해서 금융자산이 다소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잔액 개념으로 보면 지난 2분기 현재 가계가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이 4184조원으로 부채(1939조원)보다 2.2배 많았다. 이 비율이 지난해 말에 2.1배였었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아직도 한국 가계의 자산/부채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2분기에 미국 가계 금융자산이 부채보다 5.7배 많았고, 일본의 경우도 5.5배로 우리보다 훨씬 더 높았다.
가계의 금융자산 배분에 있어서도 주식 비중이 다소 증가하는 등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지난 2분기 현재 우리 가계는 4184조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45.5%를 현금 및 예금에, 보험 및 연금에 31.9%, 채권에 3.6%, 주식에 18.3%를 배분했다. 주식 비중이 지난 해 말 18.1%에서 올해 1분기에 16.3%로 떨어졌다가 2분기에 증가한 것이다. 2분기 주가 상승도 원인이 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동학개미운동'이 시사하는 것처럼 가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에 가계의 주식 투자(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21조원이나 늘었다.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늘어난 가장 중요한 이유를 은행금리를 넘어선 주식의 배당수익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8월 은행의 저축성예금금리가 0.8%였다. 그러나 지난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2%를 넘어섰고, 올해도 그 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일본보다는 높고 미국에 비해서는 훨씬 낮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일본 가계는 금융자산 가운데 12.8%를 주식에 배분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거품이 발생했던 1989년 27.5%를 정점으로 2003년에는 7.5%까지 낮아졌다가 그 이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주식 비중이 낮은 만큼 일본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현금 및 예금 비중은 54.7%로 매우 높았다.
일본과는 달리 지난 2분기 현재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현금 및 예금 비중은 13.8%로 낮았고, 주식 비중은 47.3%로 매우 높았다. 1960년 이후 장기 평균으로 보아도 미국 가계는 금융자산의 42%를 주식으로 보유했다. 그래서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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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계의 주식 비중과 주가의 관계 중 특이한 것은 주식 비중이 50%에 근접했을 때,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2000년에 주식 비중이 48%까지 올라간 이후 주식 시장에서 거품이 붕괴되었고,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도 48%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에도 주식 비중이 50%까지 높아졌고, 올해 3월에 주가가 급락했다. 현재도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비중이 47%으로 과거 평균을 웃돌고 있는 만큼 미국 가계가 주식을 더 이상 늘리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식 시장에 어느 정도 조정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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