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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북한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를 사살한 뒤 잔혹하게 불태운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이 도마위에 올랐다. 군당국이 감시정보자산을 통해 실종자 이모 씨를 발견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면 북한측에 다양한 경로를 통한 송환요구를 강하게 요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를 고려해 군당국이 소극적 대응에 나선 것이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은 이 사건이 9ㆍ19 남북군사합의서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합의서 정신을 훼손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눈치보기' 자세로 일관했다는 논란을 부추겼다.


군당국에 따르면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이모 씨(47)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이모 씨는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동료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한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당국이 이모 씨의 위치를 파악한 것은 다음날이다. 군당국은 감시정보자산을 통해 북한이 22일 오후 3시 30분쯤 북한 수산사업소 단속정이 황해도 등산곶 앞바다에서 실종자 A씨를 발견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북한군이 이모 씨에게 사격을 한 시간은 22일 21시 40분경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36분경 첫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군의 초기대응을 지시했다면 상황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후도 문제다. 23일 청와대는 새벽 1시부터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정보원장,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등 관계장관 긴급회의를 열고 오전에 문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했지만 구체적인 대응지시는 없었다. 군의 부실보고 문제가 지적되는 이유다.

남북관계를 고려하다보니 소극적 대응과 말바꾸기 변명도 이어졌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피격 사망한 사건 경위를 언론보도 후 뒤늦게 공개한 데 대해 "북한이 이렇게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을 못 하고 정보를 분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실대응 논란이 불거진 배경이다.


하지만 군은 22일 이모 씨의 실종 정황을 입수했고 1시간 10분 뒤인 오후 4시 40분쯤 북측 해상에서 이모 씨가 발견됐다는 사살을 확인했다. 4시간 20분뒤인 오후 9시쯤에는 북한 해군 상급부대에서 단속정에 이모 씨를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도 포착했다. 첩보수준이라고 하지만 실종 상태인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를 그냥 지켜만 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군사합의서에 대한 인식도 문제다. 군은 24일 기자들에게 사건조사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북한은 군사합의서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군사합의서에는 소화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포병만 해당된다"면서 "특히 사람에 대해 사격을 한 것은 군사합의서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세부항목 위반은 아니다"면서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9.19군사합의정신을 훼손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 5월 북한군이 남측GP를 향해 총격을 가했을 때에도 '우발적 총격'이라고 규정하면서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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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상징이 된 남북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서(9ㆍ19 군사합의)'다. 남북한 군 사이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5개 분야의 조치들이 들어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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