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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통신비 2만원 미스터리

최종수정 2020.09.23 11:40 기사입력 2020.09.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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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후 4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윤곽을 잡아가면서부터 최종안이 결정되기까지, 통신비 지원 사업은 시종일관 미스터리(mystery) 였다. 보도의 금과옥조와 같은 육하원칙 가운데, 특히나 '왜' 부분이 채워지지 않는 의문의 2만원. 정부는 대체 이 2만원을 왜 국민들에게 못 줘서 안달이었나.


정부 정책을 입체적으로 살펴야 하는 기자 입장에서 여당 내부와 주무부처 일각에서 마저 "주고도 욕 먹는다"고 자조하는 이 치킨 한마리 값을 구태여 주려는 이유를 찾는 것은 고된 여정이었다. 누구도 필요하다고 아우성치지 않았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금액. 문재인 대통령은 '작은 위로와 정성'이라고 설명했지만 티클 모아, 아니 2만원 모아 9000억원의 나라 빚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시원치 않은 답이었다.

국회를 거치면서 이 통신비는 당초 '전국민'에서 '만 16∼34세, 만 65세 이상'으로 지급 대상이 좁혀졌다. 고등학생에서부터 30대 중반까지, 그리고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얘기다. 관련 예산은 9289억원에서 4083억원으로 5206억원 줄었다. 그러나 '왜'에 대한 답은 여전히 까마득했다. 소득이 마땅찮거나 4차 추경의 보육 및 교육 지원에서 배제된 경우를 지원한다는 의미로 보기엔 '만 34세'가 걸린다. 만 34세는 둘 중 하나다. 취업 시장에서 아예 탈락했거나 일자리를 구해 (민간 기업 기준) 대리, 과장 정도의 직급을 달고 있을 나이다.


미취업 상태의 30대에게 2만원짜리 위로는 언발에 오줌누기는 커녕, 언발에 '호~' 해주기에도 못 미친다. 차라리 고용 지원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성이라도 담보해야 맞다. 회사 다니는 대리, 과장에게 2만원은 피곤한 아침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지하철을 대신할 공짜 택시비 수준의 정성이 될 것이다.


그러나 미천한 지능과 감성을 동원한 끝에 기자는 답을 찾았다. 이 2만원은 추석을 앞두고 마다하는 용돈을 한사코 쥐어주는 우리네 명절 풍경을 재연하는, 고도의 'K-용돈' 이었던 것이다. 이제 이 아름다운 미덕을 K-방역과 함께 수출하는 일만 남았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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