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금값에 답답한 투자자들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지난달까지 천정부지로 솟았던 금 가격이 한 달 째 평행선을 달리자 금 투자에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연말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에 막차에 올라탄 투자자들의 경우 손실 폭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65%(480원) 오른 7만4630원에 장을 끝마쳤다. 지난달 5일 장중 한때 8만2970원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약 10%가량 하락했다. 해외 원자재 시장에서도 금 가격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지난달 대비 5% 내린 트라이온스당 1956.30달러를 기록했다.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는 달러 가치, 인플레이션, 실질금리 등이다. 인플레이션의 하락이나 달러 가치와 실질금리가 오름세를 보일 경우 금 가격은 하락한다. 최근 금 가격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달러 약세 압력이 줄어들면서 금 가격의 오름세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평균 물가 목표제(AIT)’를 공식화하면서 실질금리 상승세는 진정됐지만, 실질금리 마이너스 폭이 좁혀지고 있어 당분간은 보합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간에 급등한 금값에 차익 시현 욕구가 커진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채권 수급 부담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미국 10년 손익분기인플레이션율(BEI)은 지난달 31일 1.8%를 기록한 이후 1.7%로 하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관련 상장지수상품(ETP)의 경우 최근 한 달간 인버스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금값 상승을 기대하고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 합성 ETF에 투자했던 투자자의 경우 10%의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TIGER 골드선물(H)(-5%), KODEX 골드선물(-5%)도 이 기간 4% 상승한 코스피보다도 수익이 낮았다. 되려 금값 같은 기간 금값 하락을 전망하고 ‘신한 인버스 2X 금 선물 ETN’과 ‘신한 인버스 금 선물 ETN’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8%와 4%의 수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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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금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꺾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적으로 2000달러선으로 회복하기까진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무제한적 유동성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러한 유동성 공급 확대는 화폐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기 마련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주요국에선 양적완화 조치를 축소하기보다는 오히려 대규모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고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상승했던 2011년 금값을 지금 시점에 적용해보면 2021년~2022년 금 가격은 2300달러 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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