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욱 통계청장 "빅데이터에도 법적지위 부여하겠다"
강신욱 통계청장 인터뷰
코로나로 '통계 신속성' 새 화두…법 개정 통해 정책 수립에 활용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통계청이 통계의 시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빅데이터나 행정 자료에도 법적 지위를 부여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지난 1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행정 자료 등 빨리 집합된 데이터들을 국가승인통계가 아닌 다른 카테고리로 관리할 수 있도록 통계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지금은 국가승인통계라는 하나의 기준밖에 없다"며 "승인통계만큼 엄격함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큰 데이터들이 모이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통계는 1200여종의 국가승인통계와 그 밖의 통계로 나뉜다. 통계청은 국가승인통계 외 다른 카테고리에 법적 지위를 부여해 활용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계청은 '통계법 제18조(통계 작성의 승인)' 부분을 보완하거나 별도의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국가 통계의 신속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감염병과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시의 적절한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신속한 통계 수치가 필요한데 기존 국가승인통계를 기다리면 너무 늦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은 올해 초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때 하루 단위로 마스크 가격을 조사해 질병관리본부에 제공했다. 또 주간 단위로 신용카드 사용액을 확인해 서비스업과 소매 판매 등의 동향을 분석해서 기획재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강 청장의 언급은 이같이 빠르게 모인 데이터들에도 법적 지위를 부여해 향후 정책 수립 기초 자료로서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강 청장은 "지난 6월 열린 제17차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통계정책위원회에서도 시의성과 정확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였다"며 "향후에는 대표성 높은 통계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은 현재 영국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영국은 가구자원조사(FRS)와 행정자료를 활용해 중간층의 핵심지역에 대한 추정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가 주거비, 신용카드 사용 이자, 민간보험료로 낸 금액, 학자금 대출 상환 자료 등 비용 지표에 포함될 내용을 확장해 2023년에 국가통계로 승인받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계청은 국민의 체감 물가를 반영하기 위해 상ㆍ하 계층으로 나눠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소득구간별 소비 실태를 이용해 소득계층별 물가지수를 개발하고 있다. 강 청장은 "전체 국민을 하나의 그룹으로 보고 평균이 소비하는 물품의 수, 종류에 근거해 물가를 산정하다 보니 특정 집단이나 지역에서 느끼는 체감 물가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며 "상위층과 하위층 2개의 계층으로 나눠 소득계층별 물가 지수를 개발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계열 분석을 위해 실제 발표까지는 2~3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플랫폼 노동자를 반영한 통계도 개발중이다. 지금까지는 고용주 아래서 월급을 받는 임금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비임금노동자로 구분했지만, 온라인 플랫폼 노동자들을 따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종사상 지위분류 개정 및 표준화 추진 태스크포스(TF)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TF에는 기획재정부ㆍ고용노동부ㆍ일자리위원회ㆍ한국고용정보원ㆍ학계ㆍ노동계ㆍ경영계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강 청장은 "플랫폼 노동자라고 하는 것은 업무 지시, 배분, 보수 결정 등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느냐 이뤄지지 않느냐가 쟁점인데, 쟁점이 중첩되기도 하고 구분되기도 한다"며 "어떤 그룹들을 플랫폼 노동자로 볼지, 의존적 계약자로 볼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소비가 가계,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반영해 온라인 거래 동향 조사도 개발중에 있다. 여기에는 온라인 쇼핑뿐 아니라 기업들의 온라인 거래도 포함된다. 강청장은 "내년이나 내후년에 공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기업과 기업 간 온라인 거래, 개별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등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청장이 최근 가장 신경을 쓰는 업무는 오는 11월부터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다.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통계조사로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0%를 표본으로 선정한다. 현장조사방식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비대면 조사를 확대했다. 이에 모바일, 전화, PC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답자의 편의에 따라 조사 참여가 가능해진다. 강 청장은 "기본적으로 오류를 점검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어 정확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에는 1인 가구에 대한 질문을 추가했고, 처음으로 반려동물 관련 문항도 포함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강 청장은 2018년 8월 통계청장에 취임해 지난달 28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그는 통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 "최대한 정확하게 조사하고, 있는 그대로를 발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적으로 어떤 사안을 고려해서 통계에 손을 댄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고, 시스템 자체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