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공론 아닌가요" 통신비 2만원 지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민의힘 "2만원 대기업 계좌로 쏴주는 것"
이재명 "승수 효과 없어 아쉽다" 지적
김경수 "통신비 대신 무료 와이파이 확충" 제안
정부·여당 통신비 지원 방안 고수
[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정부의 '전국민 2만원 통신비 지원'과 관련해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야당은 "2만원은 결국 대기업 통신사 계좌로 쏴주는 것"이라며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고, 여권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냉랭한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급 지급 방식으로 강조한 '맞춤형 지원 방침'의 취지와도 어긋나고, 정책의 실효성보단 민심 잡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이번 통신비 지원 방안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한 차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4640만명으로, 약 93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비 2만원 지원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화답하며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통신비 지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통신량이 늘었기 때문에 통신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대다수가 정액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통신비가 늘지 않았다"며 "돈을 효과 없이 쓰는 도덕적 해이, 재정적 해이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논평을 내고 "1조 원이면 비대면 수업으로 질 낮은 교육을 받는 대학생 199만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장학금을 줄 수 있고, 내년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금이 2503억원인데 맞벌이 부부 지원을 4배나 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출생아 30만명(2019년 기준)에게 330만원씩, 직장을 잃은 분들에게 한 달 치 추가 실업급여비를,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 290만명에게 전기료를 두 달(한 달 월평균 12.5만원)을 더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2만원은 결국 대기업 통신사 계좌로 쏴주는 것"이라며 "1조원이 손에 잡히기도 전에 기체 같이 증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앞서 10일 "맥락도 없이 낀 통신비 2만원 지원 계획은 황당하기조차 하다"며 "두터워야 할 자영업자 지원은 너무 얇고, 여론 무마용 통신비 지원은 너무 얄팍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받는 사람도 떨떠름하고 1조원이 적은 돈이 아닌데 소비 진작, 경제효과도 전혀 없는 예산을 정의당이 그대로 승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가부채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1조원에 가까운 엄청난 돈을, 국민을 위로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생색내기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 국민 마음을 2만원에 사보겠다는 계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있어 '보편 지원'을 강조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번 통신비 지원과 관련해서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 승수 효과가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통신비 지급 예산을 차라리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에 투자하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에서 이렇게 반대하고, 국민들 일부에서도 비판적인 여론이 있다면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대안도 검토해보면 어떨까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데이터 통신료 부담 때문에 무료 와이파이 접속이 되는 카페를 찾는 청년들이 많다"며 "9000억원의 예산으로 일회성 통신비를 지급하는 대신에, 학교를 비롯한 공공장소와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경로당 등에 무료 와이파이망을 대폭 확대한다면, 국민들의 '통신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을 받게 되는 시민들조차도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A(27)씨는 "안 줘도 그만인 2만원 지원하는데 1조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다니 지금까지 낸 세금이 아깝다"며 "시민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어려움을 느끼는지 전혀 모르고 탁상공론만 하니 이런 정책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B씨도 "더 어려운 사람 돕겠다고 선별 지급 고수해놓고 갑자기 2만원 지원을 왜 하겠다는 건지 뜬금없다"라며 "이럴 거면 애초에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원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어려운 시기에 적은 금액이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신비 같은 경우 전 국민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안 받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이번 통신비 지원 방안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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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3일 최고위원 간담회를 긴급 소집해 통신비 지급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통신비 문제는 당정 간 협의에서 (이미) 결정 났다. 그와 관련해 일체 논의가 없었고,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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