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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된 M&A, 시작된 구조조정…아시아나 미래는

최종수정 2020.09.11 11:28 기사입력 2020.09.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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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 채권단 관리 가닥…자회사 정리·사업재편 본격화
"조직문화 바꿀 '새 메기' 필요" 주장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약 18개월에 걸친 인수합병(M&A) 과정 끝에 노 딜(No deal·인수 무산)이란 결과지를 받아든 아시아나항공이 혹독한 구조조정의 계절을 맞게 됐다. 극심한 경영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라는 악재가 겹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환골탈태 수준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11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해지 통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관리행(行)을 확정하기로 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생존을 도모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의 지난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291.3%, 자본잠식률은 49.8%로 지난해 말(1386.7%ㆍ18.6%) 대비 급등한 상태다. 현재 신용등급(BBB-)에서 한 단계만 떨어져도 투기등급으로 추락,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동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에 채권단은 기안기금 긴급 수혈로 유동성 문제를 막고, 추후 금호산업 등 기존 대주주 등을 대상으로 감자(減資)를 단행할 예정이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 영구채(신종자본증권) 8000억원을 출자전환해 1대 주주(약 37%)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경영안정화 주력

급한 불을 끈 다음엔 본격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여러 방안 중 사업부나 인력 구조조정은 일부 기재 및 노선 감축을 제외하곤 대폭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안기금 수혈 시에는 약정 체결 후 6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기존 고용의 9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달린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통매각 대신 자회사 분리매각을 통해 일단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분리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세이버 등 시장에서 당장 팔릴 가능성이 높은 IT 관련 자회사다. 이밖에 직접적인 자회사는 아니나 자산 규모만 4500억원대에 이르는 금호리조트도 매각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앞서 모회사와 이스타항공 사례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 탓에 당장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기안기금 지원 요건상 모회사로부터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 만큼 개별 정상화 후 분리매각 또는 청산 가능성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재 축소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향후 업황 회복기 경쟁력을 고려하면 일부 노후기를 퇴역시키거나 리스 기간이 임박한 기체를 조기 반납하는 수준에서 정리할 것으로 본다"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인 두 자회사는 현재 국내선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어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하긴 어려워 분리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운사이징으론 한계…뼈 깎는 체질 개선

다만 일각에선 채권단 관리 아래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이 단순 '다운사이징'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이 차제에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라면서 "단순한 비용절감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만큼 사업 구조조정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위기의 최대 원인은 그룹 재건의 곳간으로 활용됐다는 점이지만, LCC의 확장 및 외국항공사의 진출 확대 등 변화한 사업 환경도 있다고 본다. 국적항공사 전직 고위 관계자는 "기존에도 아시아나항공의 가격 정책은 LCC와 가까워지고 있었던 반면 서비스의 양과 질은 대형항공사(FSC) 수준을 유지해 샌드위치와 같은 형국이었다"면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가야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메기론'을 펴기도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겪고 있는 상황이 복합적인 만큼 외부 인재 수혈을 통해 조직 문화부터 탈바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교수는 "파산한 일본항공(JAL)을 부활시킨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주처럼 외부에서 새 바람을 불러올 메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정부 역시 고용 문제 때문에 겁내고 있을 것만이 아니라 과감한 산업 재편을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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