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가구 85.6% "반려동물, 가족의 일원"
"개가 유모차는 무슨", "애랑 같이 키우면 큰일나" 지나친 간섭 사례도
전문가 "서로 존중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족이 늘고 있지만, 반려인들을 향한 도 넘는 비난과 지나친 간섭 등의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족이 늘고 있지만, 반려인들을 향한 도 넘는 비난과 지나친 간섭 등의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애를 낳아야지 강아지만 데리고 다니면 쓰나?", "아이랑 같이 키우면 해코지할 텐데…."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고 있는 가운데 반려인들을 향한 도 넘는 비난과 지나친 간섭 등의 사례가 이어지면서,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에 인식 차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서로 존중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배우 김원희는 지난달 MBN 교양프로그램 '모두의 강연 가치 들어요'에 출연해 "저는 제가 선택해서 아이를 갖지 않았다"며 "반려견 곱단이가 암에 걸려 산책하러 다닐 수 없게 되자 대형견 유모차를 샀다. 산책하러 갔더니 어르신들이 '애를 낳아야지 왜 개를 데리고 다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그 이후 곱단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보지 못했다"며 반려견을 키우며 상처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곱단이는 저희한테는 딸이나 다름없다. 곱단이의 마지막을 지켜주기 위해 2주 동안 남편과 번갈아서 곱단이를 봤다. 그때 평생 다 주지 못했던 사랑을 줬다"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비반려인들의 반려인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와 반려동물 관련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는 '애 없이 강아지만 키우는 게 문제 있나요?', '반려견이 아기에게 해코지할 거라는 오지랖은 넣어두세요', '남의 반려동물에 관심 좀 꺼주세요' 등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O년째 애 없이 강아지만 기르는 부부다. 강아지는 결혼하고 바로 키우기 시작했다. 아이는 갖고 싶었지만 여러 번의 시술 실패로 몸도 마음도 힘들어 지금은 그냥 둘이 살기로 했다. 아이가 없다 보니 강아지가 그냥 내 새끼 같고 자식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사람들의 태도에 자꾸 상처를 받게 된다. 애 없이 강아지만 기르는 부부는 보기 안 좋다는 이야기부터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애 안 낳고 개를 키운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호소했다.


반려견과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고 밝힌 한 회원은 "같이 산책 나가면 애랑 개랑 같이 키우면 안 된다는 소리는 기본"이라며 "어쩌다 건물 안에 들어갈 때 슬링백에 강아지를 넣어 안고 가면 '애를 안아야지 개를 안네'라는 핀잔을 듣는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애가 걸어가는 것을 좋아하고 안아주면 내리겠다고 칭얼댄다. 갓난아기도 아니고 뛰어다닐 나이인데 저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는다"며 "어디 가서 피해준 적도 없고 에티켓도 잘 지키고 있으니 제발 오지랖 좀 그만 부려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동물전문매체 해피펫이 지난해 일반인 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때문에 갈등을 겪었다는 응답은 59.2%로 나타났다.


갈등을 겪은 원인으로는 △'반려동물에 대한 적대적 행동'(36.7%)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34.2%) △반려동물로 인한 악취(9.2%) △반려인에 대한 적대적 행동(8.2 %) 순이었다.


비반려인들의 행동 중 가장 문제가 되는 행동으로는 '반려동물에게 적대적인 행동이나 반응을 하는 경우'가 67.6%로 가장 많으며, 이어 '반려동물에 대해 불쾌한 말을 하는 경우'(58.6%), '허락 없이 반려동물을 만지는 경우'(55.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3월 21일 대구시 동구 각산동 한 반려동물호텔에서 반려견이 사람 뒤를 쫓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21일 대구시 동구 각산동 한 반려동물호텔에서 반려견이 사람 뒤를 쫓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상황이 이렇자 반려인들은 강아지 산책도 눈치 보게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3년째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직장인 김모(28) 씨는 "얼마 전 반려견이 다리가 안 좋아 개모차(강아지 유모차)를 장만했다. 하지만 내 강아지를 유모차에 태우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게 현실"이라면서 "사람들은 전후 사정도 모르면서 '사치품이다', '꼴불견이다' 하면서 욕한다. 이해는 바라지 않는다. 그냥 관심을 꺼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소연했다.


반려견 유모차는 노령견이나 슬개골에 문제가 있는 강아지들에 필수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과잉보호가 아니라 몸이 불편한 반려견들을 위한 배려다.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반려인구를 존중할 수 있는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려인들의 경우 반려동물을 가족이자 삶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전국 20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18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양육 가구의 85.6%는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라는 말에 동의했다.


또한, 앞선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62.5%)이 1위를 차지했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다.


전문가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많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식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라고 지적했다.


김성호 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문화가 굉장히 급격하게 변화했다. 이 변화를 따라갈 만큼 사회적 인식이나 문화가 정착할 시간이 없었다"며 "반려동물을 잘 돌볼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 정책적인 부분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AD

이어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지양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해서도 지나친 간섭이나 충고는 지양해야 한다"며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에 인식 차가 분명 있을 수 있다. 개는 개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의 경우 서로를 존중하고 비난, 간섭 등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