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시중 단기자금, 자산시장 쏠림 가능성 유의"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통화정책은 완화기조 유지"
"주택시장 자금유입 계속될 가능성…면밀히 보겠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 때문에 통화의 상당 부분을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유사시에 바로 현금으로 쓸 수 있는 금융상품에만 돈을 넣어두고 있는 모습인데, 이처럼 단기화된 자금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10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코로나19 정책대응 과정에서 통화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했는데, 경제주체들은 상당 부분의 통화를 단기성 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상반기 중 M2(광의통화) 증가액을 금융상품별(M1 및 M1제외)로 나눠보면 수시입출식예금(+72.6조 원), 요구불예금(+49.1조 원) 등으로 구성된 M1은 133.0조원 늘어 전체 M2 증가액(164조9000억원)의 80.7%를 차지했다.
반면 정기예금, 수익증권 등 M1에 포함되지 않는 중장기성 금융상품은 같은기간 중 31조9000억원 증가해 상대적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M2 증가율(평잔, 전년동월대비)은 2019년 12월 7.9%에서 금년 6월 9.9%로 큰 폭 상승했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중장기성 금융상품의 금리유인이 약화하고, 기업 조달자금의 단기운용 등이 원인"이라며 "이에 따라 M1/M2 비중이 지난해 12월 31.8%에서 2020년 6월 34.4%로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9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최창호 동향분석팀장,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봉관수 정책협력팀장.
원본보기 아이콘단기성 금융상품에만 통화량이 묶여 있을 경우, 돈이 갈 곳을 잃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만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국장은 "시중 유동성이 단기화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단기화된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급등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한은은 주택가격 오름세가 8월 들어선 다소 축소됐지만, 자금유입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정부의 대책,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주택가격 상승을 둔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간 주택거래 증가, 전세가 상승, 올해 하반기 분양 및 입주물량 확대 등이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은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통화증가율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기업부문으로의 유동성 공급이 크게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중 예금취급기관(은행+비은행)의 기업신용은 125조2000억원 증가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1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국장은 "기업에 대규모로 공급된 유동성은 대부분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영업활동에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금대출이 작년 중(분기 평균) 13조7000억원 증가했으나 올해 상반기 중에는 44조9000억원 늘어 증가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도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고, 국내경제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이 국장은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 등으로 대면서비스 및 국외소비를 중심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