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해준다지만"…보험업계, '한국형 뉴딜' 투자 딜레마(종합)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
뉴딜펀드 고수익·원금보장 매력
"K-ICS 완화방안을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고 있는 보험업계가 새로운 투자처로 등장한 '한국형 뉴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뉴딜 투자에 한해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효과가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선뜻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시가평가에 기반한 규제 완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뉴딜 투자와 관련해 보험사를 대상으로 감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지급여력(RBC) 비율의 위험 계수를 낮추는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RBC는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금을 제 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토록 권고하고 있으며, 100% 아래로 떨어진 보험사는 자본금 증액 요구 등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현재 RBC에서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자산일수록 자산가격에 대한 위험계수가 높아지게 된다. 위험계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자본금을 쌓아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뉴딜펀드에 대한 위험계수를 낮춰 뉴딜펀드 투자로 인한 자본 확충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장기투자처로 뉴딜펀드 매력
국내에 장기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뉴딜펀드에 대해 '국고채보단 높은 수익', '원금보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정책형 뉴딜펀드는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평균 35%를 출자해 민간 자금 65%와 매칭하는 구조로, 정부 재정 약 10%는 후순위로 출자해 위험을 흡수하게 된다. 투자자로서는 수익률이 -10%까지 떨어지더라도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원금 보장은 아니지만 사실상 원금보장 효과가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운용자산은 2019년 말 기준 732조원, 261조원으로 모두 993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국ㆍ공채 등 공공부문 발행 채권 비중이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출채권은 21%, 민간부문 채권이 7%로, 운용자산 가운데 66%가 국내 채권형 상품에 몰린 구조다.
최근 보험사의 장기투자는 국내자산보다 해외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전체 운용자산에서 외화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즉, 국내에서 장기적인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보사 관계자는 "세계 경제 상황과 환율 등 변동성을 고려하면 해외보다는 국내에 장기투자를 하는 전략이 우선시되고 있다"면서도 "RBC 규제를 어느 정도까지 완화하느냐에 따라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2023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비율(K-ICS 3.0) 제도가 뉴딜펀드에 대한 장기 투자를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K-ICS에서는 재무건전성 평가 시 1년으로 위험을 평가하기 때문에 장기투자 위험을 과대평가할 뿐만 아니라, 비상장 금융상품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위험을 부과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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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회계제도와 자본규제와 관련해 보험사의 장기투자의 특성을 고려한 완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세제혜택이나 정부가 보증이나 초기 손실을 부담하는 다양한 위험 전가 방안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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