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정부·여당 파업철회 합의…반쪽짜리 논란도(종합)
전공의들 "최대집 의협 회장 단독 결정으로 파업 중단 안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정 협의체 구성 합의서 체결식에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조현의 기자] 4일 여당·정부·대한의사협회(의협)가 극적으로 의료파업 철회에 합의했지만 파업의 주축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졸속 합의 전면 철회'를 외치면서 '반쪽짜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의협은 오늘 중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 복귀한다고 했지만, 전공의들은 "합의는 최대집 의협 회장의 단독 결정"이라며 무기한 파업 의지를 밝혀 내부 진통이 심화되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오후 2시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과 관련한 협상을 마무리 짓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날 합의문에는 복지부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협과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복지부는 의협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협약에 따라 구성되는 국회 내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존중하며,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박능후 "집단휴진 전공의 법적 처분 재검토"=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의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고 대화와 협의의 장으로 들어오기로 한 의협의 결정을 환영하며, 정부도 성실히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의협은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진료현장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취소했던 의대생들은 시험을 재접수해 응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집단휴진 전공의에 대한 법적 처분도 재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협을 주축으로 한 젊은의사 비대위는 '졸속 합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복지부·의협 서명식은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 내부 반발이 이어지면서 시간이 지연됐고 급기야 서명식 장소까지 변경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박 장관과 최 회장은 전공의들의 점거로 서명식 장소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전공의 수십여명은 엘리베이터 앞과 복도 앞에서 "졸속 행정도 졸속 합의도 모두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박 장관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을 막았다. 최 회장 역시 건물 지하에서 진입에 실패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여당과 의협이 최종 합의문 서명식을 진행하고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책을 원점 재검토한다는 내용의 5개 합의문을 잠정 마련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젊은의사 비대위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긴급 공지를 통해 "정부의 발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합의는 진행중이나 타결은 사실이 아니다. 파업 및 단체행동은 지속한다"고 밝혀 오전 내내 혼선을 빚었다.
◆여당 "합의문에 원점 재논의" vs 전공의 "철회 명문화 해야"= 의협·여당 합의문에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에 대해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여당 관계자는 "젊은의사 비대위 측이 기존 정책의 '철회'와 '원점 재검토' 명문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만큼 여당이 이를 받아들여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도 "의사들이 1차ㆍ2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반대의 뜻을 전한 뒤 정부ㆍ국회와 논의를 진행, 합의문 도출하게 된 데 늦었지만 상당히 환영한다"면서 "비록 '정책 철회' 문구가 합의문에 들어가진 않지만 원점 재검토라는 게 사실상 같은 의미로 생각하고 잘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대전협의 요구안을 바탕으로 전공의특별법 등 관련 법안 제·개정 등을 통해 전공의 수련 환경과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필요한 행정적ㆍ재정적 지원방안도 마련키로 합의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긴밀하게 상호 공조하며, 의료인 보호와 의료기관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포함했다.
그러나 젊은의사 비대위 측은 "모든 것은 최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라면서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강경파는 정부·여당과의 합의문에 4대 정책에 대한 '철회'가 반드시 명문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최 회장은 복지부와의 서명식 자리에서 "명문화된 합의안에 복지부 장관과 내가 서명했지만 빠른 시일 내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과 논의해 합의문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달래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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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내부 진통이 이어지면서 이날 정부 여당과 의협의 합의는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병원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의료공백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여당 관계자는 "현재 젊은의사 비대위는 정부와의 접촉 창구를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로 단일화한 상태로 의견을 수렴해 의협이 발표를 한 것 아니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비대위 측이 패싱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계가 내분을 빨리 멈춰야 한다"면서 "의료현장에 더이상의 공백이 있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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