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와 대상을 두고 고민을 시작했다. 이미 5개월 여 전 이와 관련해 한 차례 아마추어적인 다툼을 벌였던 바, 이번 만큼은 큰 잡음 없이 당ㆍ정ㆍ청이 입장을 모아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일 현재까지의 상황은 기시감이 든다. 재정건전성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이유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차 '선별 지급'에 무게를 실었고, 여당 일각에서는 곧바로 그런 부총리를 힐난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때를 놓치지 않고 '부총리께 드리는 5가지 질문'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이 지사는 현재 정부지출은 수요와 공급 중 어떤 쪽에 집중해야 하는지, 현재의 재정지출은 복지인지 정책인지를 정면으로 물었다. 시험으로 치자면 객관식도, 주관식도 아닌 서술식이다. 출제의도는 예상컨대 문제를 푸는 쪽의 생각이나 요령 따위를 떠보기 위한 것이다.

모든 전망과 지표ㆍ통계가 코로나19에 지배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대응에 정ㆍ오(正誤)는 없다. 현실적으로 홍 부총리가 할 수 있는 일은 2022년 국가채무가 107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재정상태와 코로나19라는 재앙이 각자 다른 강도로 국민들을 덮치고 있는 현상을 참고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도 맞는 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적절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모든 사태가 정리된 후의 수순이며,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둬야 할 국정 시스템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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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모두를 시험에 들게 한다는 점에서 분명 여태껏 본 적 없는 미증유의 바이러스다. 인간종(種)이 어느 수준까지 계층 간 갈등을 겪을 수 있는지, 감염과 사망의 공포 앞에서 남을 얼마나 미워하고 이기적일 수 있는지를 우리는 처참한 심정으로 함께 목격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꼭대기의 시험대에 오른 것은 정책 입안자들이다. 위기 상황을 계기로 국민들은 이들이 어떤 철학과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재명 지사의 '다섯가지 질문'의 의도가 어떻든지간에, 홍남기 부총리의 대답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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