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정책 철회 촉구…악화된 민심에 직접 설명 나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 휴진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한 의사가 정부의 의료정책 반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 휴진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한 의사가 정부의 의료정책 반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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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일 오전 11시 서울시의사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의료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전날 서한 형식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모든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한데 이어 파업 12일째인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의 배경을 직접 설명한 것이다. 전공의들이 여론전에 나선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악화된 민심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젊은 의사들은 누구보다 진료 현장에 복귀하고 싶다. 의료계와 일체의 협의 없이 세상에 등장해 졸속으로 추진되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의료정책들을 철회해달라"며 파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으로 의사들의 필수 진료과목 기피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 "기피과 문제는 (의료)수가의 정상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전협 비대위는 전임의, 의과대학생과 연대해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젊은 의사들과 연대해 정부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과 관련해 정부와의 공개토론회도 언제든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악화된 민심에 직접 설명 나선 듯= 대전협 기자 회견은 전날 정부가 의사국가시험 실기 시험을 1주일 연기한 데 이어 이뤄진 것이어서 일찌감치 눈길을 끌었다. 실험 시험 연기를 정부의 양보로 해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전공의들의 강경한 태도가 달라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그동안 주장해온 의료정책 철회를 거듭 촉구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 '엄정 대응'을 지시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파업 사태 해결을 촉구한 것이 변수가 될지도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지금처럼 국민에게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었다"면서 의사들의 파업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대통령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들에 대한 탄압을 중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형식적으로는 문 대통령과 전공의간 대화가 간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셈이다.


◆'모든 가능성 ' VS '원점 재검토'= 일각에서는 정부와 전공의간의 충돌이 협의 문구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전공의들은 '원점 재검토'가 담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모든 가능성'과 '원점 재검토'를 포함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못하는 전공의들은 보다 명확한 표현을 원하면서 양측이 평행선을 걷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무기한 파업이 이어질 경우 의료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병원 핵심 인력인 전공의ㆍ전임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서울 대형병원에서는 수술과 외래 일정을 긴급히 조정하는 등 의료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이달 안에 봉합되지 않으면 의대생들을 구제할 방법도 쉽지 않다며 조속한 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대생이 시험을 보지 못해 의사 인력이 배출되지 않으면 당장 의료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의대생들은 올해 응시를 하지 않더라도 내년에 다시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지만 병원에선 인턴이나 레지던트 등 전공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돼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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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복지부 관계자는 "오전까지 대전협을 비롯한 의료계와 협의를 논의한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그간 수차례 합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파업 지속을 결정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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