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또 다른 위협 '거짓말'
일부 확진자, 집회 참석·온천 방문 등 숨겨
GPS 통해 뒤늦게 적발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광주 서구 화정동에 사는 40대 남성은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 관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역 첫 사례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 남성은 현재 허위 진술에 따른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시 252번 확진자로 분류된 이 남성은 지난 21일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뒤 방역 당국에 전남 나주의 물놀이 시설(스파)에 다녀왔다고 진술했다. 일일 방문객 1000여명이 몰리는 해당 스파는 물론 지역사회가 추가 전파 우려로 발칵 뒤집혔다. 당국의 GPS 정보 분석 결과 이 진술은 거짓이었다. 스파가 아닌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수도권 종교시설과 도심 집회에서 촉발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번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확진자들의 이 같은 '거짓말'이 접촉자를 찾고 추가 전파를 차단하는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감염병예방법 따라 고발하지만…
추가 전파 차단 더디게 해
광주에서는 또 월산동에 사는 일가족 3명이 광복절 집회 참석 사실을 숨겼다가 뒤늦게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최초 역학조사에서 지난 15일 전남 영광의 한 해안도로에 다녀왔다고 밝혔으나 GPS 조사를 통해 광화문에 다녀간 사실이 드러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15 서울 도심 집회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 기준 369명이다. 수도권이 198명, 비수도권이 171명인데 광주의 연관 확진자는 50명으로 늘었다. 비수도권 중에서는 대구(53명) 다음으로 많다.
제주도도 확진자의 허위 진술로 비상이 걸렸다. 지역 내 29·33번 확진자인 목회자 부부가 지난 23일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온천을 방문하고도 이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다. 24일 확진된 이들 부부의 세부 동선은 결국 GPS 정보 확인을 거쳐 나흘 뒤인 28일에야 파악됐다.
29일과 30일에는 목회자 부부가 방문한 시간대에 온천에 있던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일 현장에 있던 이용객만 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목사 부인이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진술을 회피하거나 이동 동선과 접촉자 정보를 거짓으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 부인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경남도, 창원 40대 女 고발키로
치료비·방역비·사업장 피해 등
'억대' 구상권, 경각심 줄까
경남도는 전날 창원에 사는 40대 여성을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성이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뒤 이를 숨기고 검사를 지연해 지역 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여성으로부터 가족 등 접촉자 7명이 추가로 감염됐고 그의 직장과 협력업체 직원 1471명, 딸이 다니는 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497명 등 약 2000명이 진단검사를 받아야 했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관련 확진자의 치료비와 방역비, 선별진료소 설치비, 사업장 피해 등을 고려해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광주시가 동선을 숨긴 서울 송파구 확진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 사례를 볼 때 2억원 이상이 책정될 수 있다. 제주도도 지난 3월 코로나19 증상이 있는데도 지역 여행을 강행한 서울 강남구 거주 모녀에 대해 1억3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와 방역당국의 당부에도 확진자들의 이 같은 거짓 진술로 인한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 사람의 거짓말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유발되고 무고한 사람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정부는 역학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 고발, 치료비 환수, 구상권 청구 등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 다시는 유사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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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8명으로 전날 299명에 이어 이틀 연속 200명대를 유지했다. 지역 발생 238명, 해외 유입 10명이다.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해제된 환자는 1만4973명으로 전날보다 70명 늘었다. 현재 위·중증 환자는 79명으로 전날보다 9명 증가했다. 기존 확진자 중 1명이 숨져 누적 사망자도 323명에서 324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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