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 청와대 초청 간담회
文대통령 "방역은 신앙이 아니라 과학" 방역 협조 당부
교회측 "종교의자유는 목숨과 같아…영업장 취급 말라"
文, 의료계 파업에 대해선 "소방관이 불 앞에서 파업한 셈"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 소개를 받고 있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 소개를 받고 있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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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한국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일부 교회의 방역 비협조가 온국민의 건강은 물론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교회측은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같은 가치라면서 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바 있는데, 당시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분위기와 이날 간담회는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文대통령 "방역은 신앙이 아니라 과학" 방역 협조 거듭 당부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를 열고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면서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교회의 방역 비협조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특정 교회에서는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거의 300여명에 달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던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교회'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일이 그쯤 됐으면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할텐데, 오히려 지금까지도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고 여전히 정부 방역 조치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며 일부 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배나 기도가 마음의 평화를 줄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지는 못한다"며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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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측 "예배 포기 못해…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같아"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교회측은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맞받았다.


교회측 대표자로 나선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정부 관계자들께서 교회와 사찰, 성당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문 대통령이 '국민안전과 방역을 위해서는 종교의 자유 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최근 발언한 데 대해 "어떤 이들에게는 취미일지 모르지만,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종교인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이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발언을 거론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민하시는 대통령의 고심과 종교단체가 보다 방역에 협조해달라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고 했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과 정부, 언론이 기독교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기독교계는) 피라미드 구조와 중앙집권적인 상하 구조가 아니다"면서 "연합회나 총회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단체가 아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교회는 정부의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지만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예배를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체 교회의 (예배를) 막는 현재의 형식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이 방식은 정부도 부담이 될 것이고 교회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농어촌교회가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개척교회와 농어촌교회가 70%넘는 한국 교회의 현실도 감안해달라"고 했다.


김 대표는 동시에 교회측이 자체적인 방역활동에 적극 나설 것임을 약속하며, 이를 위한 정부-교회의 협력기구를 제안했다. 그는 먼저 '교회 방역 인증제도'를 제시하며 "기독교연합·중대본·지자체가 협의기구 만들고, 방역 잘하는 교회는 차별을 두어 방역인증마크 주는 제도를 고민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인증 받은 교회는 방역 수치에 따라 현장 예배를 드리고, 특정 수치를 넘어서 확산 국면이 되면 분명한 책임을 묻고 제지하는 방식 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집회 인원을 교회당 좌석 수에 따라 유연성 있게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교회당의 단위 면적에 따라 일정한 숫자가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하면 안전하다고 본다"며 "교회들도 40명, 50명 모이는 소규모 교회이면 한 번에 예배를 드리려고 하지 말고, 한 번 드릴 것 두 번 드리고, 두 번 드릴 것 세 번 드리면 거리두기도 더 확실해진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의 발언을 들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의 발언을 들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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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의료계파업, 소방관이 화재 앞에서 파업하는 셈"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의료계의 집단행동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은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 "사상 최대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관들이 화재 앞에서 파업을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의료계의 파업은, 군인이 전장에서 이탈하는 것과 같다고도 비유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코로나 방역을 전쟁이라고 표현한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가장 큰 위기이고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전시가 되면 휴가를 가거나 외출을 나갔던 군인들도 군대로 돌아와 총을 잡는다"며 "지금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의료현장 떠난다는 것은 전시상황에서 거꾸로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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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우리 의료계가 코로나 때문에 국민들이 받는 고통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면서 "정부로서는 한편으로는 의료계와 진정성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법과 원칙대로 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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