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성장률 대폭 하향조정 불가피, 고용상황도 부정적 전망
"통화 완화정책, 자산가격만 부풀린 것은 아냐…긍정효과 커"
"긴급재난지원금 필요…지급 방식, 대상은 고민해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감염이 다시 확산하면서 향후 경제흐름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크게 악화했던 국내경제가 다소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으나,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회복세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성장률 -1% 하회 가능성도…집값 상승세 주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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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V자 반등…"-1% 성장률 가능성 배제하지 않아"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기 전, 국내 경제는 수출ㆍ소비 부진이 완화되며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기대했던 'V자 반등'은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했는데, 오는 27일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한다. 최악의 경우 -2.0%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는 고용 상황에 대해서도 "취업자수는 3월 이후 대면영업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폭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의 고용개선이 더딘 데다, 제조ㆍ건설업 업황부진이 이어지며 향후 고용상황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올해 성장률이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0.8%, 혹은 -1%대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는 "조금 더 숫자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난 5월 전망치인 -0.2%보다 상당폭 낮춰야 할 수 있고, -1%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상당히 많이 늘었다"며 "더 중요한 것은 경제 방역 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장률 하향 조정 정도에 대한 질문에도 "큰 폭으로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대 성장률도 어려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 푼 돈, 부동산·주식으로만 갔다고?

이날 업무보고에 참석한 의원들은 한은이 푼 돈이 부동산 등으로만 쏠려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은이 기껏 완화정책을 폈지만 나타난 현상은 주식과 부동산(가격) 상승"이라며 "은행은 돈 쓸 일이 없는 신용도가 확실한 곳에만 돈을 빌려주고, 실제로 돈이 필요한 중소·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엔 빌려주지 않으니 돈이 돌지 않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다주택자들만 소비 여력이 생겨 경제활동이 활발해졌지만, 세입자들은 지갑을 닫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양적완화 효과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가고 있으며 긍정적 효과가 생기지 않는 점을 한은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현행 4%인 전월세전환율이 월세전환 추세를 가속화하고 임차인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잠실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19일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현행 4%인 전월세전환율이 월세전환 추세를 가속화하고 임차인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잠실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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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총재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했을 때 기업들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서 (양적완화의) 순기능이 분명히 나타났다"며 "자산 가격이 상승한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화 완화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더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 8월 현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018년,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금리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고 한은 금통위는 실제로 금리를 올린 경험이 있어 노파심이 든다"며 "금리 인상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경제학을 배웠고 거시·미시를 구별하는 사람으로서 부동산 시장을 보고 금리를 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현재 실물경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은 불가피하다"고 금리 인상에 선을 그었다. 같은당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도 이 총재는 "금리는 거시경제 상황을 보고 금융통화위원들이 함께 결정하는 것"이라며 "금리 결정은 정부와 무관하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필요성? 확장적 재정정책 옳은가

이 총재는 이날 1차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조치는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충격이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기 때문에 정부가 일정 부분 보충해주는 조치는 필요했다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하고, "3분기에도 가계소득여건이 개선되긴 어려운 만큼 소득충격을 보전하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급 대상이나 방식 등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는 뜻을 덧붙였다. 이 총재는 "(2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나, 재정 감당능력 등은 함께 고려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취지는 인정하되, 재정 상황을 감안한 선별적 지원에 무게를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서울 명동의 한 가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명동의 한 가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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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재정 상황은 아직까진 안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이 총재는 발언하기도 했다.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의견은 여야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무보고에서 "재정을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다들 다르지만 본인은 소비를 창출해 투자를 늘리고 소득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총재의 생각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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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총재는 "현 단계에서는 재정을 활용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로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여력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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