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손 들어준 대법, "기아차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종합)
10년 이어온 소송전서 노조 승리… 통상임금 유사 소송 줄줄이 대기 중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노조원들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선고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기아차 근로자들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기아자동차 노조가 회사와 벌인 1조원 규모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가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해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0일 오전 기아차 노동자 3531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노조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1년 기아차 노동자 2만7451명은 연 700%의 정기상여금 등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수당과 퇴직금을 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노조 측이 회사에 청구한 임금 차액 등은 6588억원으로 이자 4338억원을 더하면 총액은 1조926억원에 달한다.
상고심의 쟁점은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더라도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면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의칙 적용 여부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임금 추가 지급으로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에 처할 경우, 통상임금 요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신의칙에 대한 개략적 개념을 내놓은 바 있어서다.
1심은 청구금액의 절반인 3126억원에 지연 이자를 포함, 총 4223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근로자들이 마땅히 받았어야 할 임금을 이제야 지급하는 것을 두고 비용이 추가 지출된다는 점에만 주목해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항소심 역시 노조의 임금 청구로 회사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이 노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2심 판결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 및 통상임금 신의칙 항변의 인용 여부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함을 재확인했다"며 "원고들의 청구가 통상임금 소송에서의 신의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판결은 타당하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 했다.
이밖에 생산직 근로자의 정규 근무시간과 연장 근로시간 중 10분 내지 15분씩 부여되는 '휴게시간'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으로 봤다. 정규 근무시간 중 중식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이 8시간인 점에서, 단체협약과 근태관리규정은 휴게시간으로 책정된 시간 역시 근로시간인 것을 전제로 했다.
다만 회사가 지급해야할 부담액은 이미 1심에서 청구금액의 절반인 3126억원으로 조정된 데다 이후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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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통상임금을 둘러싼 유사 소송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5년 2월 진행된 1심은 회사 경영사정 악화를 이유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상여금 800%를 소급해 지급하라고 판결한 반면 2심은 '신의칙'을 적용해 추가 발생하는 임금 소급분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통상임금 추가부담으로 재무적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의 상고심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금호타이어, 만도, 현대미포조선, 두산모트롤 등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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