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샀더니 본품이 덤으로?" 20·30 지갑 여는 '굿즈 마케팅'
스벅 레디백부터 팝업스토어까지…밀레니얼세대 소비 부추기는 굿즈 열풍
소비자 5명 중 4명 "굿즈 트렌드 선호"
전문가 "소비자, 기능뿐 아닌 만족감 원해…합리적 소비해야"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그냥 돈 주고 굿즈 산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사은품 사니까 본품이 덤으로 딸려오네요."
최근 다양한 굿즈 마케팅이 인기를 끌면서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서는 20·30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소비 경향은 가격보다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중요시하는 '가심비', '나를 위한 소비'를 중요시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 중심으로 나타난다.
소비자들은 굿즈에 열광하며 판매 당일 매장을 찾아 상품을 조기 품절시키는가 하면, 오픈 전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에 나서는 등 대란 현상을 빚기도 한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도 단순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던 굿즈 마케팅을 확대해 팝업스토어, 콜라보 굿즈 판매 등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전문가는 SNS 이용 증가에 따라 소비자들이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면서 이같은 소비문화가 확산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굿즈 구매의 대표적인 이유로 심리적 만족감을 꼽는다. 일반적인 상품보다 독특한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또는 자신이 취미로 생각하는 행위를 즐김으로써 큰 만족감·행복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밀레니얼 세대 2128명을 상대로 실시한 '굿즈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1.3%는 "굿즈 트렌드를 긍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소수의 한정판 제품을 갖는다는 느낌이 들어서'(58.8%·중복응답), '선호하는 브랜드·가수 상품을 더 자주 접할 수 있어서'(45.2%), '굿즈 수집이 재미있고 취미여서'(37.1%) 등을 꼽았다.
특히 굿즈 구매에 대한 사용 가능 금액에 대해서는 '1만 원에서 3만 원 미만'(28.6%), '3만 원에서 5만 원 미만'(20.1%), '마음에 든다면 비용은 상관없다'(18.2%) 등이라고 답했다. 또 '굿즈 구매를 위한 시간 투자 의향'에 대해서는 50.2%가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계는 이같은 소비자들의 구매 동향을 파악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타벅스 서머레디백(레디백), 커피빈 우산, 배스킨라빈스 방탄소년단 굿즈 등 외식업계를 비롯해 주류업계, 출판계, 영화계도 속속 새로운 굿즈들을 내놓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일정 구매금액 이상 시 굿즈 제공 등의 기존 사은품 증정 형식을 넘어, 팝업스토어 등 본격적인 굿즈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17일부터 서울 성수동에 성인만 출입 가능한 캐릭터숍 '두껍상회'를 열고 참이슬 백팩과 두꺼비 피규어, 테라 상자 모양 병따개, 필라이트 코끼리 인형 등을 판매할 예정이며, 영화사 오드 또한 오는 18일 서울 용산구에 '나의 소녀시대' 개봉 기념 쇼룸을 오픈한다.
종합하면 본품 구매시 부차적으로 제공되던 굿즈가 오히려 큰 인기를 끄는, 주객 전도된 상황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돈 주고 사은품을 산다", "사은품을 사니 본품이 딸려왔다" 등의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레디백을 수령한 경험이 있다는 직장인 A(25) 씨는 "특정 브랜드에서 나오는 굿즈만 사는 건 아니고 이곳저곳에서 나오는 상품들을 눈여겨보다가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꼭 받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A 씨는 "레디백 이미지를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힘들게 구했다"며 "솔직히 혼자 17잔을 먹기에는 무리여서 친구들에게 사주는 식으로 프리퀀시(쿠폰)를 모았다. 결국 몇만 원 주고 레디백을 구매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평소 온라인 서점과 영화관에서 증정하는 굿즈를 수집한다는 직장인 B(30) 씨도 "종종 '굿즈 사니까 책이 딸려온다'는 농담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서점의 경우에는 서점별로 증정 상품이 다르기도 하고,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최소 3만 원 이상 구매요건을 맞춰야 한다. 극장도 굿즈를 증정하는 특별상영 등은 더 비싸다"며 "요새 하도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다 보니까 큰돈을 쓰기가 쉽다. 좋기도 하지만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며 소비자로 하여금 과도한 소비를 하게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왔다. 사은품 형식으로 증정되는 굿즈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지출이 필수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품귀현상을 빚었던 스타벅스 레디백의 경우, 소비자들이 '음료 17잔 이상 구매'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전문가는 굿즈 열풍이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면서도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요새 소비자들은 그냥 제품보다는 스토리텔링을 선호해서 캐릭터 제품 등을 좋아한다"며 "단순히 기능만을 원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로부터 (만족감 등) 뭔가 느끼고 싶다라고 한다면, 소비자에게는 비싼 돈을 주고도 살만한 이유가 충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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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고, 특히 SNS에 올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공급자도 한정판 등 독특하고 수량을 적게 만들어서 조절하는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이 한정판에 너무 조급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이 바람직한 소비 태도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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