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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주택, 집주인 고쳐줄 이유 없어"…임대차법에 더 힘든 서민들

최종수정 2020.08.14 13:45 기사입력 2020.08.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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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임차인 갈등 커지며 세입자들 불안
노후주택 집수리 많아…눈치보는 세입자
임대인 꼼수 부려도 서민들 "대응할 여력 없다"

"노후주택, 집주인 고쳐줄 이유 없어"…임대차법에 더 힘든 서민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30년 넘은 노후주택은 보수할게 많아 집주인과의 관계가 중요한데 임대차3법이 시행되면서 갈등만 커지고 있습니다."(서울 도봉구 세입자 60대 김모씨)


전ㆍ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이 오히려 서울 외곽지역 중저가 주택 세입자의 거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래통합당 부동산시장정상화특위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이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에서 개최한 '부동산정책 피해 임차인과의 현장간담회'에서는 임차인들과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며 도입한 전ㆍ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오히려 서울 외곽지역의 중저가 주택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만 부추긴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김모(도봉구 창동)씨는 "이 지역은 지은지 수십년된 노후 주택이 많아서 거주하는 동안 도배, 장판, 싱크대, 창틀 등 수리할 게 많다"며 "이제는 문제가 있어 수리를 부탁해도 마음에 안들면 나가라고 말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지역 A공인 대표는 "여기는 월세가 크게 높지 않은데 임대료 상한선 5%를 두면 집이 망가졌을 때 주인이 고쳐줄 이유가 없다"며 "그로 인한 피해는 세입자가 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거래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당수 임차인들은 외곽지역 주택은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걱정했다. 강남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데다 보증부 월세의 경우 보증금이 낮아 집주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반환에 따른 자금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 30대 신혼부부 황모씨는 "그나마 창동이 저렴해서 왔는데 여기도 임대료가 계속 올라가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2년은 금방 지나간다. 아이 학교 문제도 있는데 다음엔 어느동네로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서민동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똑같은 룰을 적용하니 사각지대에서 또다른 고통이 생긴다"며 "임대인이 그래도 우월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중에 임차인이 불리한 상황에서 (갈등이) 마무리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임대차법에 대응하는 각종 꼼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법으로 보장된 계약갱신을 거부하고 기존 세입자를 내보낸 뒤 몰래 새 세입자를 들인다고 해도 일일이 이를 어떻게 확인하겠느냐는 것이다. 이 지역의 한 임차인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서민들은 임대인이 누구를 새로 집에 들였는지 밝히고 다니거나 법적으로 문제삼을 여력도 없다"며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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