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관짝소년단' 의정부고 선 넘은 패러디…'흑인분장' 논란

최종수정 2020.08.05 13:33 기사입력 2020.08.05 13:33

댓글쓰기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패러디에 '흑인 분장'
인종차별적 요소 두고 온라인상 갑론을박
"블랙페이스 자체가 인종차별", "웃어넘길 수 없다"
의정부고 "내부 협의 거쳐 조처할 것"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모습.사진=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게시물 캡처.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모습.사진=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게시물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매년 화제 인물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의정부고등학교가 올해 졸업사진 현장을 공개한 가운데 흑인을 패러디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블랙 페이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해당 학생들과 교사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파문이 확산하자 학교 측은 진상파악에 나섰다.


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는 지난 3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준비 기간이 짧았음에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 3학년 여러분의 능력과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며 3차례에 걸쳐 사진을 올렸다.

이날 공개된 졸업사진 중에는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끈 '관짝소년단' 패러디가 포함됐다. '관짝소년단'은 가나의 한 장례식장에서 관을 둘러업은 상여꾼들이 춤을 추는 영상을 패러디한 것이다. 해당 영상은 장례식에서 춤을 추는 이색적인 모습이 담겨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국내에선 그룹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빌려 '관짝소년단'이라는 명칭이 붙기도 했다.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 5명은 영상에 담긴 관짝소년단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했다. 문제는 패러디를 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적 요소로 금기시되고 있는 피부색까지 따라 했다는 데에 있다.


'블랙페이스'는 흑인이 아닌 인종이 흑인 흉내를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거나 흑인의 두터운 입술을 강조하기 위해 입술을 과장하여 표현하는 무대 분장이다. 이는 19세기 영국과 미국에서 유행했으나 1960년대 미국 민권운동의 영향으로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금기시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블랙페이스 자체가 인종차별이다", "패러디에도 정도가 있지 경솔했다", "웃어넘길 수 없다" 등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백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하면서 눈을 찢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며 "표현해서 될 영역과 절대 해선 안 될 영역이라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흑인 분장을 하고 사진을 찍기로 한 것도 문제지만, 이를 보고 학교 내에서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며 "블랙페이스 자체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다른 누리꾼은 "교사들은 뭐 하고 있던 건지 모르겠다. 인종차별이라는 절대 금기사항을 알려주지 못하는 교사가 무슨 자질이 있냐"며 "교사들의 잘못이 가장 큰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흑인분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웃음 코드가 될 수 없다고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관짝소년단이라는 화제 콘텐츠를 패러디했을 뿐 문제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비하의 의도가 아니라 단지 똑같이 따라 하고자 한 것", "말 그대로 분장일 뿐이다. 조롱의 의도는 없어 보인다", "재치있다", "단순한 패러디인데 왜 문제냐" 등 인종차별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모습.사진=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게시물 캡처.

의정부고등학교 학생들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모습.사진=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게시물 캡처.



앞서 연예계에서도 '블랙 페이스'를 웃음 코드 활용해 수차례 논란이 일었다.


개그맨 홍현희는 지난 2017년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흑인분장을 하고 방송에 출연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를 두고 방송인 샘 해밍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진짜 한심하다. 인종을 그렇게 놀리는 게 웃기냐"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도 홍현희의 분장을 지적하며 "2017년의 흑인 분장.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개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분명히 멈춰야 한다. 정말 실망했다. 흑인분장은 이제 그만! 인종차별은 이제 그만. 인종차별은 당장 중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종차별 논란 등 파문이 커지자 학교 측은 진상파악을 통해 관련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고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학생들의 사진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SNS 자료 등을 토대로 교내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세부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학생, 교사 등 내부 의견을 종합해 조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