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판매잔액 21조8667억
1년새 7조이상 확 줄어
5대銀 5년간 수수료수입 3300억
라임·DLF 등 잇따라 터지자
배상액 1조3000억 웃돌고
올 2분기 충당금 5000억↑
하나·우리 등 사실상 판매중단

"팔면 손해"…시중은행 死모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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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시중은행들이 사모펀드 '거리두기'에 나섰다. 당초 정부의 사모펀드 규제완화와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 움직임이 맞아떨어지며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라임과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옵티머스 등 사고가 계속되면서 '배(수수료 수입)'보다 '배꼽(손실 배상액)'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은행권에서는 사실상 사모펀드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올 6월 말 기준 21조866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5년 6월 말 13조8700억원 규모였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진입 규제 완화를 통해 사모펀드 활성화를 꾀한 정부 정책에 힘입어 급속히 증가해 지난해 7월 말 29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감소분은 3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판매한 사모펀드 규모는 70조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 판매수수료 수입도 매년 증가해 5대 은행은 판매수수료로 5년 동안 총 3300억원을 넘게 받았다.


하지만 사모펀드 관련 사건ㆍ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금감원은 지난달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에 '투자금 전액 반환'을 권고했다. 100% 반환 권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DLF 관련 배상액은 손실액의 최대 80%였다.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당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배상액은 1조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법적 의무는 없다.

사모펀드 배상을 염두에 두고 은행권이 쌓은 충당금은 이미 판매수수료를 훌쩍 넘어섰다. 올해 2분기 KBㆍ신한ㆍ하나ㆍ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사모펀드 관련 비용ㆍ충당금으로 잡은 금액은 5000억원을 웃돈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은 가장 많은 2016억원을, 우리금융은 1600억원, 하나금융은 1185억원, KB금융은 290억원을 사모펀드 관련 배상 등을 위한 충당금으로 쌓았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사모펀드 판매 중단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DLF 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하나은행은 아직까지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DLF 관련 금감원의 제재로 6개월간 신규 사모펀드 판매가 중단됐지만 6월29일 관련 징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되면서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 심지어 더 나아가 향후에도 사모펀드 판매 전면 중단을 놓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도 DLF 관련 처분이 끝나는 9월 이후에도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작년 11월부터 사모펀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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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당초 금융당국이 모험자본 육성을 주창하며 사모펀드 활성화를 추진했는데 이제는 모든 책임을 판매사에만 돌리고 있다"면서 "사모펀드 판매가 죄악시되는 분위기에서 판매를 아예 중단하거나 최소한으로 줄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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