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 들어간 日전범기업 자산 현금화…8월 한일관계 곳곳 '암초'
4일 0시부터 '일본제철' 자산 압류명령 효력 발생…법원 결정에 그간 日 무응답 일관
14일 일본 위안부 기림일, 15일 광복절 기념사 등 잇달아…공방 가열될 듯
일본 관방장관 "모든 대응책을 검토"…수출규제 이어 추가 보복 가능성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초읽기에 들어간 일제 강제징용 가해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 절차로 정면 한국과 일본이 정면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일본 위안부 기림일(14일), 광복절 기념사(15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24일) 종료 등 굵직한 이슈가 이어지는 만큼 충돌의 강도는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3일 법원에 따르면 일제 강제징용 가해 기업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 압류명령 효력이 4일 0시부터 발생한다. 법원의 결정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왔으나 이 시각부터 일본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PNR 주식은 압류된 것으로 간주된다. 일주일 후인 11일 0시까지 신일철주금이 항고하지 않으면 해당 주식에 대한 압류 명령은 확정된다.
이번 압류 명령 효력은 지난 2018년 법원 결정에 따른 것이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30일 강제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 재상고심에서 1억원씩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그러나 일본제철은 대법원의 선고에도 불구하고 배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2018년 12월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한국 내 합작 법인인 PNR 주식 압류를 신청,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1월 PNR 주식 압류를 결정했다. 19만4794주로 액면가 5000원을 기준으로 9억7300만원 규모다.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에 압류 결정을 담은 결정문을 일본 제철에 전달하지 않았다. 포항지원은 지난 6월1일 압류 결정문에 대한 공시송달 절차를 개시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법원 결정문 등 서류를 받지 않는 경우 관보에 게재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비로소 법원이 압류 재산은 처분해 본격적으로 현금화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 것이다.
4일 0시부터 압류 결정문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한국과 일본이 강대강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지난 1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추가 경제보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요리우리TV에서 "(일본의 대응) 방향성은 확실하게 나와 있다"면서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가해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자산의 현금화에 대응에 법원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측의 항고 가능성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시간을 두고 한국 법원의 현금화 조치에 대응해 비자 발급 요건 강화, 주한 일본 대사 소환, 한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등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이 일주일 기간을 두고 당연히 항고를 할 것"이라며 "일본은 이미 대응할 팀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산 매각을 위해) 주식 감정 등 절차들이 있어 수개월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해도 실제 현금화까지 절차가 복잡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이어 "실제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일본이 당장 보복 조치를 하기에는 애매하다"면서도 "자산이 실제 매각 됐을 때 보복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앞서 일본은 준비를 해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제징용 일본 기업 자산 압류명령 효력 발생에 이어 8월 중에는 한일 관계를 악화로 이어질 이슈가 줄줄이 이어진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논의할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처리소위원회(패널) 설치가 지난달 설치된 가운데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고 15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와 아베 신조 총리의 종전(패전) 기념사를 두고 양국이 공방을 벌일 수 있다.
무엇보다 24일 GSOMIA 연장 기한이 만료된다. 압류 결정문 효력 발생에 따라 일본이 추가 조치를 단행할 경우 한국 정부는 GSOMIA 종료로 맞설 수 있다. 한국 정부는 GSOMIA를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난해 11월 종료 유예 결정 이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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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대화를 통해 극적으로 진전된 협의를 이룰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교부는 꾸준하게 국장급 실무회의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고 상호 이해도 높아졌다는 입장이지만 강제징용 등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장차가 여전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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