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家 누나의 반격…'조양래 회장 성년후견 개시심판' 청구
조희경 이사장, 서울 가정지방 법원에 신청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인지 판단 필요"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家)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감독인을 선임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앞서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이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우려했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조 이사장측은 30일 서울 가정법원에 '성년후견 개시심판'을 청구한 후 입장문을 통해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해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를 했다"며 "객관적 판단을 통해 회장님의 평소 신념이 지켜지고, 가족이나 회사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이다. 피후견인은 후견인으로부터 재산관리 및 일상생활에 서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조 이사장측은 심판청구 내용을 통해 "그동안 조 회장이 가지고 계셨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고, 이러한 결정들이 회장님이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라며 "회장님의 평소 신념을 지키고 더 많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회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 23.59% 전량을 차남인 조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기존에 보유한 지분에 아버지의 지분까지 합쳐 조 사장은 42.9%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와관련 재계에선 형제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기존 형제경영 체제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서둘러 진화했지만 결국 조 이사장이 아버지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나선 만큼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은 격화될 전망이다.
관심은 장남 조 부회장의 대응에 쏠린다. 지분 10.82%를 보유한 누나 조희원 씨와 연합해 경영권 분쟁을 벌일 경우 한진가와 같은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조 부회장의 보유 지분 19.32%와 조 회장의 차녀인 조씨가 보유한 지분 10.82%를 합칠 경우 30.14%가 된다. 여기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 7.74%가 더해질 경우 37.88%가 된다. 소액 주주까지 합치면 절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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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의 재판결과도 관건이다. 조 사장은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 부과를 선고받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의 횡령ㆍ배임 등을 저지른 경영진은 회사 복귀가 불가능하다. 형량이 그보다 낮아도 법정 구속 등이 나올 경우 경영 활동이 크게 제약된다. 또한 재판 형량에 따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국민연금의 입장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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