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부실' 등 대응에 KB·신한·우리금융서만 상반기 순익 7500억↓
4대지주 총액은 6100억↓
충당금 대거 적립 영향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6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하나금융을 빼고 계산하면 7500억원 가량 뒷걸음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사모펀드 판매사고 등의 여파를 고려해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것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711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6.8%, 신한금융은 1조8055억원으로 5.7% 줄었다. 우리금융은 6605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4.0%나 감소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만이 전년 동기에 대비해 증가(11.6%)한 순이익(1조3446억원)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 총액은 5조5219억원으로 6조1354억원이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9.9%, 6135억원 감소했다. KB금융ㆍ신한ㆍ우리금융 등 하나금융을 제외한 3곳의 순이익 총액은 4조177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5.3%, 7536억원 줄어든 결과다.
이처럼 순이익이 감소한 건 미래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거 쌓아뒀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소상공인 대출 등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부실화할 것을 감안해 2분기에 185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신한금융투자가 DLS 펀드 관련 충당금으로 1248억원의 충당금을 쌓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와 관련해 769억원의 영업외비용을 발생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은 코로나19에 따른 건전성 악화 등에 대비해 2060억원을 충당금으로 빼놓았다.
우리금융은 사모펀드와 관련해 1600억원, 코로나19 대출 등과 관련해 2375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우리금융의 순이익이 특히 많이 감소한 데는 증권 계열사를 거느리지 않은 구조적 한계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동학개미운동' 등의 영향으로 활황을 보인 증시의 덕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수익지표는 나빠지지만 건전성지표는 개선 또는 방어된다. 따라서 이들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대응한 결과로, 영업 자체가 부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대표적 수익지표 NIM 하락
초저금리 등으로 손익구조 악화
금융지주들 입장에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동성 공급을 위해 잇따라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 이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의 도래, 각종 정책자금 대출의 여파 등으로 대표적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이 예사롭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NIM은 금융회사의 자산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다음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KB금융의 2분기 NIM은 1.74%로 전분기 대비 10bp(1bp=0.10%포인트) 내려갔다. 신한금융은 1.84로 전분기보다 2bp, 우리금융은 1.58%로 5bp 떨어졌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50%(전분기 대비 6bp 하락), 신한은행이 1.39%(2bp 하락), 하나은행이 1.37%(2bp 하락), 우리은행이 1.34%(4bp 하락)를 각각 기록했다.
향후 관건은 디지털ㆍ데이터 중심으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로 보인다. 여ㆍ수신과 금융상품 판매 등에서 은행권이 누려온 기득권이 점차 쇠퇴하고 있는 데다 빅테크(Big Techㆍ대형 정보통신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이 경쟁산업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은 내부 영업 체계를 디지털 중심으로 혁신하고 종합 자산관리(WM) 등으로 영업을 다각화하는 일에 일제히 나서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혁신금융, 데이터금융이 본격화하는 만큼 지금까지 유지된 손익구조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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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 2분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따지면 주요 금융지주의 '이익 서열구조 균열'의 조짐도 엿보인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3조4035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KB금융이 3조311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올 2분기에는 KB금융의 순이익이 9818억원으로 신한금융(8732억원)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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