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노사 "임단협 협상 주기 2~3년 이상 늘려야" 위기 속 공감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중견기업연구원, 130개사 637명 대상 설문 조사
임단협 협상 주기 적정성 질문에 '2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경영진(81.4%) 생산기술직(77.8%) 일반관리직(60%) 응답률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완성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주기를 2~3년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회사 경영진과 생산직 근로자 10명 중 8명이 최소 2년 이상 단위를 적정한 협상 주기로 본다는 이례적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중견기업연구원이 완성차 5개사와 자동차 부품사 등 130개사, 637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임단협 협상 주기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2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응답률은 직군별로 경영진(81.4%), 생산기술직(77.8%), 일반관리직(60%) 순이었다. 경영진은 물론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대다수가 현행 1년 단위로 임협과 단협을 반복하는 것보다는 2~3년 이상 주기로 협상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 것이다. 다소 의외의 결과다.
익명을 원한 한 완성차 노조 관계자는 "매년 관행적으로 협상과 파업을 반복하는 일상에 피로도를 느끼지만 침묵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면서 "임단협 주기를 외국처럼 늘려서 그 기간에는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고 그에 따른 성과와 보상 체계가 명확해졌으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동차 산업계는 노동계와 함께 합동 조사를 실시하고 임단협 협상 주기를 현행보다 늘리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노동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 교섭과 사회적 합의의 틀을 형성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전향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개정도 필요하다. 노동조합법은 제32조에서 단협에는 2년을 초과하는 유효 기간을 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자동차 강국 독일은 임단협 자체를 법으로 강제하지 않고 민간 자율 합의에 맡기고 있다"면서 "자동차 노동 생산성 제고를 위해 더욱 과학적, 실증적으로 노동자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임단협 협상 주기를 2~3년 이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매년 자동차 산업의 생산성과 관련한 정례 조사를 제안하면서 신뢰도나 타당도 제고 측면에서 노동자 단체와의 합동 조사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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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술직 근로자는 임단협 협상 주기 외에도 경영진이나 일반관리직에 비해 시장 수요 변화에 따른 생산 물량 조정이 원활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현장에서 물량 조정의 애로를 겪는 배경으로 생산기술직은 노조와의 협의를 꼽은 반면 경영진은 불안정한 수요나 비용 상승을 택해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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