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향로부터 조선 초상화까지…고미술품 시간여행
한국고미술협회, 24일 회원전 '옛 삶으로 마음을 열다'
희귀한 고미술품 1500여 점 한데 모아 전시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 쌍'·'대고려국새' 등 눈길
최근 일본 사찰에서 발견돼 환수된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 쌍(靑銅銀入絲蒲柳水禽紋香? 雙)’은 고려의 전형적인 향완(불전에 향을 피우는 향로 일종)이다. 넓은 구연부를 가진 몸체와 나팔형 받침으로 구성됐다. 크기는 높이 25㎝, 입 지름 25.5㎝다. 전자에는 갈대, 수양버들, 오리 등의 풍경이 서정적으로 묘사됐다. 청동 바탕에 문양 부분을 파내고 은을 박아 장식하는 은입사(銀入絲) 기법으로 제작돼 높은 가치를 자랑한다.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 쌍’을 비롯해 ‘대고려국새(大高麗國璽)’, ‘쌍청루(雙淸樓)’ 등 희귀한 고미술품 1500여 점이 한데 모인다. 한국고미술협회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하는 회원전 ‘옛 삶으로 마음을 열다’에서다. 우리 문화유산의 소박하고 고졸한 멋을 엿보는 시간여행이다. 선인들의 수준 높은 미감과 삶의 지혜가 담긴 서화, 목가구, 도자기, 금속공예품, 토기, 자수품 등을 전시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 쌍’은 청동은입사표류수금문정병(국보 제92호)과 몸체의 문양이 거의 일치한다. 그래서 고려 시대인 11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계자는 “몸체는 물론 나팔형 받침까지 은입사 문양이 빼어나다”며 “한 쌍으로 발견돼 더욱 높은 가치를 가진다”고 했다.
‘대고려국새’는 크기 12×9㎝의 주물 도장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같은 시기 도장 가운데 가장 글자의 깊이가 깊다. 관계자는 “고려 수출품을 포장하는 나무상자에 고려 제품을 표시하는 용도로 쓰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쌍청루’는 한석봉의 친필 액서로, 나무판에 특유의 힘 있고 반듯한 굵은 서체가 쓰였다. 석봉 한호는 추사 김정희와 함께 조선 2대 명필로 꼽힌다. 전국의 많은 사찰과 서원 편액(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방 안이나 문 위에 걸어 놓는 액자)에서 글씨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는 조선 중기 문신인 황헌(黃?)의 초상화도 걸린다. 황헌은 조선 인조 22년(1644) 심기원(沈器遠)의 역모를 들춰낸 공으로 1등에 녹훈된 신하다. 고변한 자가 수훈을 차지하는 것은 공론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2등으로 감해져 효충분위병기영국공신(效忠奮威炳幾寧國功臣)으로 회흥군(檜興君)에 봉해졌다. 효종 2년(1651) 일어난 김자점의 옥사에 연루됐으나 무죄가 드러나 풀려났고, 다시 복직돼 평안병사, 통제사 등을 지냈다. 작품 속에는 관복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있다. 조선 전통 초상화기법으로 사실적인 묘사는 물론 내면의 정신을 담아냈다고 평가된다.
도자기 중에서는 조선의 덤덤하고 고아한 미감이 표현된 18세기 백자 항아리 네 점이 주목을 받는다. 하나같이 몸체가 좌우 대칭으로 균형을 이룬다. 순백의 태토 위에 맑고 투명한 유약이 시유됐으며, 몸체 중간의 이음새가 말끔하게 다듬어졌다. 몸체의 한쪽은 순백이며, 다른 한쪽에는 매화꽃을 연상케 하는 분홍색 흔적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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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심이 급증한 옛 가구도 다양하게 소개된다. 책장·약장·찬장 등으로 나뉘는 장과 롱(옷가지를 수납하는 가구), 궤(서책·그릇·엽전 등을 보관하는 가구), 소반(음식이나 차를 차리는 용도의 목기), 서안(책을 올려놓고 읽을 때 사용하는 가구) 등이다. 특히 배나무와 가래나무로 제작된 ‘사층책장’은 사서삼경 여든 권을 보관하던 장답게 서책과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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