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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구의 필뮤직] 거스 밴 샌트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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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윌 헌팅' 중 엘리엇 스미스의 '미스 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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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밴 샌트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답이 나올까.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드러그 스토어 카우보이’나 ‘아이다호’를 꼽은 영화팬이라면 연식이 좀 되신 분이라 할 수 있다.


감독 데뷔 초반 그의 영화는 꽃미남 청춘들의 집합소였다. 맷 딜런, 리버 피닉스, 키아누 리브스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투 다이 포’에는 니콜 키드먼과 이제는 대배우가 된 호아킨 피닉스가 등장한다. 그리고 청춘이 아닌 꼰대가 비중있는 배역으로 처음 등장하는 영화가 ‘굿 윌 헌팅’이다.

누가 나에게 거스 밴 샌트 감독의 대표작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주저없이 미국 콜럼바인 총기 사건을 다룬 ‘엘리펀트’나 커트 코베인의 짧은 삶을 그린 ‘라스트 데이즈’를 꼽겠다. 그러나 영화 음악만큼은 ‘굿 윌 헌팅’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에서 재개봉까지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던 이 영화는 맷 데이먼과 로빈 윌리엄스의 탁월한 연기로 기억된다. 엔딩 부분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짧은 독백은 영화 전체를 단 한마디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맷 데이먼의 편지를 읽은 로빈 윌리엄스가 미소 지으며 (이럴땐 "씩 쪼갠다"는 말이 더 어울리지만) 혼잣말을 한다. “망할 자식, 내 흉내를 내다니.” 그리고 떠나는 맷 데이먼의 자동차 뒷모습으로 엔드크레딧이 올라가고 엘리엇 스미스의 ‘미스 미저리’가 흐른다.

이 노래를 부른 엘리엇 스미스는 학대로 얼룩진 어린 시절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세가 있었고 평생 알콜 중독에 시달렸다. 세상에 이름이 알려진 후에는 마약에 중독된 삶을 살았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영화의 주인공과 상당히 겹쳐지는 부분이다.


그는 상처받은 삶을 포크 음악으로 노래했다. 그러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우 기이한 방법으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했다. 스테이크용 도구로 자신의 가슴을 찌른 것이다. 애인과 불화 때문이라는 설과 자신의 음악이 상업화하는 것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등 설만 분분하다.


PS: 1998년 그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입고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선다. 굿 윌 헌팅이 음악상 후보에 오른 것. 그러나 수상작은 ‘타이타닉’의 주제가, 그 유치찬란한 가사의 ‘마이 하트 윌 고 온’이 차지했다. 빌어먹을 오스카.




임훈구 기자 keygri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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