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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폭행·돈 받아 챙긴 팀닥터 "소속팀 아닌 외부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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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빵 먹이는 등 가혹행위 가담
치료비 명목으로 선수들 돈 받아 챙기기도
의료 면허 없이 활동 추정…"따로 처벌할 것"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철인3종경기 선수 고(故) 최숙현 씨가 지난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철인3종경기 선수 고(故) 최숙현 씨가 지난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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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극단적 선택을 한 청소년 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의 폭행사건에는 고인이 몸 담았던 경주시청 팀닥터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팀닥터는 경주시청 감독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신치료 명목으로 고인 가족에게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2일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 진정서 등에 따르면 최 선수는 경주시청에 공식적으로 입단하지 않았던 지난 2016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부터 폭행·폭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최 선수를 지속해서 폭행한 사람은 김 모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를 맡았던 안 모 씨, 선배 2명 등 4명이다. 앞서 고인은 지난 4월 대한체육회에 이들에게 수년간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들 중 팀닥터 안 씨는 고인이 아침에 복숭아 1개를 먹은 사실을 김 감독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는가 하면, 식(食)고문을 하는 등 가혹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음성파일을 들어보면 안 씨가 "이빨 깨물어" 라고 말한 뒤 뺨을 때리는 '짝' 소리가 여러 차례 들린다.

안 씨는 최 선수를 폭행하는 도중 김 감독과 술을 마시기도 한다. 김 감독이 "한잔하시죠, 선생님. 제가 콩비지찌개 끓였습니다"라고 말하자 안 씨는 와인을 달라고 요구한다. 두 사람이 찌개를 안주 삼아 와인을 마시는 사이 고인은 옆에서 흐느낀다.


안 씨는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고인에게 빵 20만원 어치를 강제로 먹이는 가혹행위를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안 씨는 고인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진정서에서 "팀 닥터가 물리치료비, 심리치료비 명목으로 16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 사진=이용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 사진=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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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당시 팀 내에서 영향력이 있었던 안 씨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고, 돈의 용도가 무엇인지도 물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과 고인 가족 명의 통장에서 안 씨 통장으로 이체된 총액은 약 1500만원이다.


안 씨는 경주시청 선수단에 정식으로 소속된 인물이 아닌,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사비를 내고 임시로 고용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의료면허 없이 팀닥터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준기 경북 경주시체육회장은 2일 안 씨에 대해 "경찰 조사를 보지 않아 확실하지 않지만 팀닥터로 활동한 안 씨는 의료인 면허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경주시청 실업팀에 소속된 인물이 아닌 선수들의 해외훈련 등 필요에 따라 외부에서 불러 참가시킨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병인 암이 재발해 건강이 좋지 않아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했다"며 "의료면허 없이 활동한 것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따로 처벌받을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고인은 지난달 26일 새벽 부산에 있는 소속팀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숨지기 전 고인은 어머니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방에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적었다.


고인은 지난 3월 김 감독, 안 씨 등 자신에게 지속해서 가혹행위를 한 4명에 대해 폭행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경북 경주경찰서가 해당 사건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현재 대구지검은 해당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양선수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


한편 경주시체육회는 2일 오후 2시 최 선수 사망 사건 관련 인사위원회를 열고, 김 감독의 직무를 정지하기로 했다. 이날 체육회는 경주시청 김 감독과 선수 2명 등 총 3명을 불러 청문회를 가졌다.


고인을 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팀닥터 안 씨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후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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