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상승은 투기탓" 잘못된 접근…부동산 대책 실패 되풀이
전문가들 "두더지잡기식 규제로 주택시장 내성만 키웠다"
"강남·다주택자·갭투자 타깃…정책 출발점부터 다시봐야"

참여정부 인사까지 날선 비판…부동산정책 신뢰도 바닥 추락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유리 기자, 최동현 기자] 정부가 6ㆍ17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불과 보름여 만에 또다시 추가 보완 대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오히려 정책의 신뢰도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무려 스물한차례에 걸친 크고 작은 정부 대책이 기대했던 집값 안정은 커녕 오히려 '풍선효과', '빨대효과' 등의 부작용만 낳으면서 국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8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이 정확한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대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이제는 정부가 오답 노트를 펼쳐봐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일단 막고 보자는 식의 규제 보다는 공급을 늘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풍선→보완책→역풍선, 되풀이 되는 '규제의 역설' 언제까지

2017년 5월 출범한 현 정부가 평균 50일에 한번 꼴로 내놓은 대책은 시장의 내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지영 양지영R&C 연구소장은 "정부가 한번에 종합적으로 크게 보고 대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두더지잡기 식으로 단기적 집값잡기에만 몰입하다보니 단기적으로 시장이 잠잠해지다가 다시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같은 시장의 내성이 생긴 데는 정부가 정책에 신뢰를 주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역대 가장 세다는 평가를 받는 6ㆍ17 부동산 대책은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참패'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규제로 묶인 지역에선 제도 시행 전에 막차 수요가 몰려서 집값이 폭등하는 '역풍선효과'가, 규제대상을 피해 간 지역은 신규 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대책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6ㆍ17 부동산 대책에서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경기 김포, 파주 등 비규제지역의 집값 상승세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거세다. 김포는 지난 2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88%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주 상승폭 대비론 94배 급등했다. 같은 기간 파주는 0.27% 올라 2015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 대치ㆍ삼성ㆍ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의 일부 아파트는 제도 시행 전인 지난 23일 이전 까지 일주일 동안 신고가를 기록했을 정도로 올랐다.

심지어 6ㆍ17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에서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금관구(금천ㆍ관악ㆍ구로)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을 중심으로 역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역으로 서울 중위권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키는 모멘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동산의 경우 시장의 경제재여서 투자수익이 발생하면 투자수익이 나는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다 보니 규제가 있으면 규제가 없는지역으로 생물처럼 살아 움직인다"며 "모든 지역이 규제될 땐 투자수익이 많은 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잘못된 접근법이 정책 실패의 원인" 지적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정책 출발점이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의사가 진단을 잘못했으니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하겠냐는 얘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면 크게 3개의 규제 타깃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 정부 들어 처음 부동산 규제 대상은 강남이었다. 다음은 다주택 투기꾼이었다. 지금은 갭투자를 노리는 실수요자다.


대책의 결과물은 '시장 안정'이 아닌 '시장 혼란'이다. 강남 집값은 여전히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들도 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출규제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은 물건너 갔고, 오히려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서민들의 주거만 불안정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진단이 잘못됐으니 대책도 영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정책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흘러가서는 안된다. 시작부터 시장을 나쁜 것으로 규정했는데 이렇게 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책의 포커스를 시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시장이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급 없는 규제 때문"이라며 "더 이상 공급이 없다는 우려 탓에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책 틀이 바뀌지 않으면' 규제→풍선→규제 '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AD

전문가들은 이제 정부가 시장에 공급을 늘린다는 시그널을 줘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은 "정부가 매년 일정 가구를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지금은 그 반대로 매년 공급이 일정량 줄어든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정부는 집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주택이 100% 배분됐다 하더라도 다 나눠 갖지는 않는 것"이라며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시켜 시장에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