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노동생산성 둔화, 대기업 타격+구조조정 부진 영향"
한국은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노동생산성 둔화요인 분석'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둔화한 데에는 경기 뿐 아니라 대기업의 노동생산성 부진, 적기에 이뤄지지 않은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내놓은 'BOK이슈노트-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노동생산성 둔화요인 분석'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2009~2017년)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72%포인트 하락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보다 더 큰 둔화세를 보였다. 특히 위기 이전에 고성장을 보였던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이후 6.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한은이 광공업·제조업 조사를 이용해 계산한 것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 수요감소로 인한 국제무역 둔화가 노동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수출 증가율을 함께 보면, 두 변수의 상관계수가 0.77로 거의 유사한 추이를 나타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수출이 줄면 노동과 자본요소 활용도가 떨어지고, 자원분배 효율성도 약화시킨 탓이다.
산업적인 요인도 있다. 우선 제조업 전체에서 부가가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들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둔화됐다.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47.1%를 차지하는 전자부품·자동차·기타기계·기타운송장비(조선업 등) 제조업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위기 이후 10.3%포인트 하락했다. 위기 이전엔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주된 역할을 했던 산업들의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도 이유다.
대기업은 위기 전후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7.9%포인트나 하락해 중소기업(-4.6%포인트)보다 하락 폭이 컸던 것도 성장세 둔화의 요인이다. 구조조정 부진도 영향을 줬다. 위기 이후에 저생산성 기업의 퇴출이 부진했고, 이런 현상이 효율성을 떨어뜨렸다는 얘기다. 위기 이전엔 노동생산성 하위 20% 기업의 퇴출률이 3년 후 55.4%, 5년 후엔 66%에 달했지만 위기가 지난 후에는 각각 50.2%, 61.1%로 떨어졌다.
남충현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대기업과 기존 주력산업의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 활성화, ICT 업무 활용도 제고, 연구개발(R&D) 효율성 향상 등에 힘써야 한다"며 "특히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활용을 제조기업들에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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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이 낮은 기업의 퇴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폐업시 사업자 개인이 지불할 비용이 커 구조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부연구위원은 "저생산성 기업들이 큰 비용 없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신기술을 습득해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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