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도입 10년… 10곳 중 6곳 합병 성공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지난 10년간 상장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10곳 중 6곳이 합병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 중소기업에는 안정적인 자금조달과 상장기회를, 투자자에게는 합병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SPAC 상장 도입 이후 지난달까지 총 183사가 상장해 이 가운데 94개사가 합병에 성공했거나 합병을 진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합병성공률은 64.3% 수준이다. SPAC은 다른 법인과의 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해 공모방식에 의해 상장하는 명목상 회사다.
최근 코스닥 시장 내 SPAC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SPAC은 2010년부터 작년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9278억원을 모집해 이 기간 중 주식공모금액(25조1209억원)의 7.7%를 차지했다. 특히 2014년 이후에는 주식발행건수의 20.4%(751건 중 153건)를 차지하는 등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의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안착하고 있다.
반면 평균 공모규모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2010년 SPAC의 평균 공모금액은 약 269억원이었지만 2014년 이후 약 96억5000만원(159사)으로 축소됐다. 대형 SPAC은 합병대상 탐색과 발굴에 어려움이 있어 2014년 6월 자기자본요건이 완화(100→30억원)되면서 공모규모는 중형(80~100억원)으로 표준화됐다.
합병 이후 실적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곳들이 많았다. 2018년까지 합병에 성공한 68개 SPAC 중 43사가 합병 1년 후 매출은 평균 34.7% 늘었고, 이 가운데 30개사는 2년 연속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공모자금 유입에 따른 연구개발 지출이 확대되거나 합병준비비용 등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은 42개사가 감소했고, 손실로 전환한 곳도 14개사나 됐다.
반면 합병이 주가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합병에 성공한 85개 SPAC은 상장승인일 3개월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45.6% 상승했다. 이 중 67사는 주가가 평균 59.93% 오른 반면 18사는 7.7% 내려 대체로 합병 공시가 호재로 작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합병법인의 주가는 합병 6개월 뒤에는 합병완료일 대비 평균 5.23% 상승했고, 1년 후에는 평균 11.1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합병 건수와 합병성공률, 시장의 의견 등을 종합할 때 SPAC은 코스닥시장의 안정적인 상장수단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SPAC 운용실적이 많은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대상의 87.5%가 SPAC이 비상장 유망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수단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래이익을 반영한 가치평가(26%), 중소기업 IR의 어려움(19%), 안정적인 공모자금 조달(17%) 등이 코스닥 시장의 상장수단으로 SPAC을 활용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법인이 상장하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합병대상법인 탐색이 어렵고, 주주총회 등으로 장기간이 소요되며, 비상장법인의 우회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따른 기업공개(IPO) 선호 등은 개선돼야 할 요인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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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금감원은 향후 임원의 인수·합병(M&A) 경력 등 핵심정보를 증권신고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공시서식을 개정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지원하고, 효율적인 SPAC 운영을 위해 관련 제도의 개선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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