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치료제·백신 개발 완주 주문에 속도 빨라졌지만…
[창간기획] 코로나 이후의 삶, 어떻게 바뀌나
R&D 단계 허가·심사 신속 처리
전세계 약물중재 임상 총 858건
국내 13건 중 3건만 대상자 모집
수많은 실험, 특정시한 완수 어려워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기존에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빠릅니다."
정부 국책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가 의약품 인허가 당국의 최근 움직임을 두고 한 말이다. 이의경 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부임한 후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허가 업무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왔다.
그러나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신약 개발의 업무 특성상 그간의 관행을 대번에 바꾸긴 쉽지 않았다. 국내외 코로나19 사태가 수개월째 지속되는 데다 문재인 대통령도 치료제ㆍ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끝을 보라"라고 강조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염병은 유행이 언제 끝날지 몰라 연구개발(R&D)을 하기로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설령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생산ㆍ판매가 불투명해 꺼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처럼 정부가 R&D 단계에서의 서류 심사나 승인을 발 빠르게 처리해주고 비축까지 공언하면서 부담은 한결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ㆍ치료제 개발을 전폭 지원하기 위해 프로젝트마다 담당자를 지정해 허가ㆍ심사 업무를 하고 있다. 심사팀도 경험이 많은 이로 구성하고 허가 업무도 우선 진행키로 했다. 안전성이 입증된 플랫폼의 백신은 독성시험을 면제하는 등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조치를 모두 끌어왔다. 치료제ㆍ백신 개발 과정에서 기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다만 막대한 자금과 개발 인프라를 무기로 한 글로벌 제약사 다수가 뛰어든 데다 국내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로 접어들고 환자가 줄어 오히려 치료제ㆍ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향후 백신 개발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에 대비해 우리 정부는 임상시험 등에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이미 미국ㆍ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임상시험에 들어가기로 한 상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관련 약물중재 임상은 총 858건(치료제 825건ㆍ백신 33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국내는 13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시험에 참여할 대상자를 모집한 건 3건에 그친다. 상대적으로 진도가 빠른 임상시험의 경우 중증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데 이달 들어 국내 중증 환자는 10~20명 선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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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백신ㆍ치료제 개발은 실패할 가능성이 큰 수많은 실험을 거쳐 한 단계씩 나아가는 과학의 영역으로 특정 시한을 정해 완수하는 기존 정부 부처의 업무와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R&D 생태계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만큼 너무 장밋빛 희망을 품은 건 아닐지 냉철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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