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정진영 "이창동 감독 칭찬에 기분좋아 맥주 한잔"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정진영이 데뷔 33년 만에 감독으로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정진영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사라진 시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진영은 1988년 연극 '대결'로 데뷔해 영화, 드라마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에서 배우로 활약했다. '황산벌', '왕의 남자', '즐거운 인생', '님은 먼곳에', '평양성' 등 이준익 감독의 페르소나로 활약했으며, 천만영화 '왕의 남자', '7번 방의 선물', '국제시장', '택시운전사'에 출연하며 다수 관객과 만났다. 또한 '또 하나의 약속', '클레어의 카메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통해 예술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갖춘 영화까지 두루 활약해왔다. 아울러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동해온 그가 데뷔 33년 만에 감독으로 데뷔한다.
이날 정진영 감독은 “관객과 만날 생각을 하니 정말 떨린다”며 “평생 생각해오던 이야기를 영화로 풀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감독은 “영화를 구성하게 된 계기가 있다. 나는 나인데 타인의 눈에 비친 나는 어떨까 궁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 입장에서 인터뷰하려니 모든 게 스포일러가 될 듯해 조심스럽다”며 목을 축였다.
먼저 영화를 본 이창동, 이준익, 김성훈 감독, 배우 박중훈은 ‘사라진 시간’이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전하기도. 정진영 감독은 “이창동 감독님 평이 가장 궁금했다. 본인 말에 엄격해서 비평을 잘 안 한다. 말이 정확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궁금했는데 놀랍게도 환하게 웃으며 칭찬해주더라”며 “기분이 좋아서 어제 맥주를 마셨다”며 웃었다.
정진영은 이창동 감독과 ‘초록물고기’ 연출부 막내로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정 감독은 “굉장히 엄정한 감독님이 칭찬해주시니 다행이다 싶었다. 영화계에서 '정진영 헛짓거리 안 했다' 소리 안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이 풀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평을 보고 이창동 감독님께 전화를 드려서 감사하다고 했더니 ‘아니야. 진짜 좋았어’라고 하시더라. 고마웠다”고 말했다.
대게 영화 시나리오 완성 후 제작에 돌입하기 전, 주변 영화인들에게 모니터를 요청하곤 한다. 이때 나온 피드백을 통해 영화를 수정, 보완하며 개발시킨다. 그러나 정진영 감독은 ‘사라진 시간’의 시나리오를 모니터를 지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준익 감독님이 사무실에 오셔서 시나리오를 보여드렸다. 정말 좋은 시나리오라고 하시더라. 누구보다 대중성에 대해 아시는 분이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했다”라며 “‘약속’ 김유진 감독님도 시나리오를 보고 좋다고 해주셨다. 두 감독님의 조언을 듣고 생각대로 밀고 나가자는 마음이 생겼다. 물론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고 각오했다”고 회상했다.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공개된 후 기묘한 이야기에 관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정진영 감독은 “장르가 없는 영화다. 미스터리도 아니다. 미스터리 장르 영화는 마지막에 답이 하나로 맞춰져야 한다. 그렇게 의도한 게 전혀 아니다. 처음부터 답을 놓고 쓰지는 않았다”라며 “슬픈 코미디라고 보는 게 맞다. 관객이 답을 가지고 영화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라진 시간’을 통해 정진영의 내면이 엿보인다는 평에 대해서는 “배우를 해서 그런 영화를 만든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어떤 것도 의식하지 않고 작업했는데 그런 질문을 받고 놀랐다. 발가벗겨지는 기분도 든다. 영화에 제가 들어 있을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배우와 감독 사이에 선 정진영은 두 직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배우한테는 감성이 중요하고 감독한테는 이성이 우선이다. 감독은 전체를 봐야 한다. 그렇다고 감독이 더 위대하다는 말은 아니다. 배우와 감독의 관계는 마치 작곡가와 연주자, 지휘자와 음악가 같은 관계가 아닐까. 함께 가야하는 관계다”라고 되새겼다.
'사라진 시간'은 6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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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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