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영섭 전주시 유도회장, “술술 풀려 술이라~,인생은 술이다”
이영섭 전주시 유도회장의 인생 철학 엿보기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이건주 기자] 코로나로 사람들의 어깨가 처져 보이고, 지갑은 열리지 않으며, 불확실성에서 오는 어두운 미래 전망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어떤 사람에게는 위기인 것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호기가 되는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남의 위기가 나에게는 호기로 다가온다고 믿는 사람, 술을 좋아하면 인생이 술술 풀린다는 사람, 지극히 평범한 말 속에서 기이한 힘이 감지되는 이영섭 전주시 유도회장을 호송동 자신의 건물 2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생 엿보기 1막: ‘술도 기부도 중독이다’
“술 마시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고 말하는 이영섭 전주시 유도회장 겸 개벽종합건설 대표이사는 “인생을 살면서 중독이라 말하는 것들이 3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알코올 중독이고 또 하나는 헬스 중독이며 나머지 하나가 ‘아름다운 기부에 의한 중독’”이라고 운을 뗐다.
이 회장은 완주 봉동에서 1남 4녀 가운데 유일하게 아들로 태어나 못 배운 한을 갖고 살던 부친의 뜻을 따라 당시 전주 생명농업고로 유학을 왔다. 농고를 다니면서 유도를 시작했고, 유도를 알면서 술을 마셨다. 대학도 막걸리를 먹기 위해 갔다고 말하는 그는 시골 친구·선배들과 쌈치기를 해 거기서 얻은 이윤으로 고등학교 학비도 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어린 시절에는 구슬치기를 잘했고, 고스톱의 원리를 알면 부동산 개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그가 고스톱은 4명이 쳐야 맛이 나고, 부동산은 삼거리보다 사거리가 투자 가치가 높다는 너스레를 떨었다. “세상에서 돈 벌기가 가장 쉽다”는 그의 말에 동의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 힘들이지 않고 돈을 번다는 이 회장은 “직원도 술 잘 먹는 사람으로 뽑는다”며 “술 마실 때도 65년생 운동권들과 만남을 즐겨한다”고 말했다.
“술이 좋고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는 그는 술만큼이나 ‘아름다운 기부’에도 푹 빠져 있다. 이 회장은 기부라는 말 앞에 꼭 ‘아름다운’이라는 낱말을 붙였다. 그의 아름다운 기부를 일일이 나열하기는 힘들다. 유도 회장직을 맡고 있어서 유도회에는 좀 크게 기부를 했고, 소소하게는 500만 원 선의 기부다. 알코올 중독자와 부랑아를 돌보는 사랑의 집 기부 등이 그것이다. 그는 좋아하는 술만큼이나 기부가 자꾸 그의 마음을 흔들어 “중독에 가깝다”며 넌지시 웃었다.
인생 엿보기 2막: ‘술술 풀린 인생’
이 회장의 사무실에는 각계각층, 각 기관에서 준 공로패와 감사패 등이 빼곡하다. 전주 농고를 다니면서도 술로 세월을 보냈지만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실업계 평가는 인문계와는 좀 다르다고 귀띔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에서도 속칭 ‘쌈치기’로 돈을 따 경비에 보탰고 대학 때는 과 대표, 대의원회 의장을 하면서 정치를 알았단다.
대학 이후 지금까지 오너 인생만 살았다고 자신하는 그는 “모든 것은 대학에서부터 시작됐고, 꿈을 설계할 때마다 술은 인생을 설계하는 길잡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낙천주의적 성격을 가진 그는 “오너가 뭐든 잘할 필요는 없다”며 “퍼즐을 잘 맞추면 되고 짜 맞추기를 잘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새벽 6시면 일어나 헬스장을 찾고, 술독은 운동으로 풀며, 스트레스는 적당히만 받고 산다는 이 회장은 자신의 건물에서 헬스장도 직접 운영한다.
원광대를 다닌 인연으로 회사 이름을 ‘개벽’으로 지은 이 회장은 대학 다닐 때 듣던 말 ‘너희는 개벽의 일꾼’이라는 말이 새겨져 ‘개벽’의 1인으로 살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개발사업이 잘되는 곳은 가지 않았고, 남들이 ‘다 죽는 지역’이라는 곳만 골라서 개발을 한 이 회장은 8개 회사를 소유한 소위 그룹의 ‘회장’이다. 그는 은행권 관계자에게 가장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여신이 많아 10년째 이자만 매월 3억 원 정도를 내고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그를 거쳐 간 임차인은 지금까지 1000여 명에 이르는데, 그의 꿈은 ‘존경받는 임대인이 되는 것’이란다.
전주농고에서 5년 만에 유일하게 대학을 간 사람…, ‘임대료를 안 받는 일이 있어도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면 도와줘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을 가진 사람, 이영섭 회장은 “도내 건설사업 문제점은 광주에서 다 끌어가는 것”이라며 “향토기업이 살아야 지역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살짝 꼬집었다.
인생 엿보기 3막: ‘이것이 인생이다’
술과 아름다운 기부 문화는 ‘중독’이라는 이 회장은 두 아들을 보면서 인생의 참맛을 보고 있다. 나름대로 공부를 잘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첫째에 비해 ‘꼴통’으로 통하는 둘째 때문이다. 부를 때도 ‘꼴통’하고 말을 시작하는 그에게 오히려 둘째 아들은 더 든든한 버팀목이다. 낮에는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비전대를 다니는 둘째가 첫 월급을 사회에 기부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뜨겁게 벅차올랐단다.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는 둘째의 행동을 보며 이 회장은 지나온 인생을 되짚어본다.
그는 “인생은 여행에서 사람을 볼 수 있고, 여행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한방을 쓰면 된다”고 말한다. 여행이 특별히 더 좋은 이유는 아침부터 잠잘 때까지 술을 마실 수 있어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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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만 타고 갔다 오면 건물이나 땅이 매각되는 것이 이제는 징크스가 됐다”는 그에게 현재의 코로나 상황은 오히려 “호기”라고 말한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금리가 인하되고, 부동산 매매는 적기가 되기도 한다. 만성 법조타운의 시세 하락도 이 때문이라는 이 회장은 “부동산은 타이밍”이라고 강조하며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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