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났다가 검거된 이모씨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모르는 사이인 30대 여성의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가격해 상처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역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났다가 검거된 이모씨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모르는 사이인 30대 여성의 왼쪽 광대뼈 부위 등을 가격해 상처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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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법원이 서울역에서 지나가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부장판사는 4일 오후 서울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30대 여성을 폭행해 왼쪽 광대뼈 함몰하게 하는 등 폭행한 혐의(상해)를 받는 30대 남성 이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경우 피의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즉시 피의자 주거지의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영장 없는 긴급체포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이 사건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30대 남성에 대한 긴급체포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긴급체포 제도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는 상당한 혐의가 있고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 또는 도주우려가 있는 경우에 긴급을 요해 법관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 50분께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지나가던 30대 여성의 얼굴 등을 가격해 왼쪽 광대뼈 함몰 등의 상해를 입히고 도주했다. 범행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철도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과 공조 수사 끝에 2일 오후 7시께 이씨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체포했다.


김 부장판사는 헌법 제12조 제1항·제3항을 근거로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지고, 체포, 구속, 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긴급체포는 법적 근거에 의하지 아니한 영장 없는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의자는 피해자를 상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수사기관은 인근 CCTV 영상과 주민 탐문 등을 통해 피의자의 성명, 주거지, 핸드폰 번호 등을 파악했다"며 "피의자 주거지를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며, 피의자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피의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강제로 출입문을 개방해 주거지로 들어간 후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및 핸드폰 번호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던 점 등을 감안할때 구속영장 없이 긴급체포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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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판사는 비록 범죄혐의자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주거의 평온을 보호받음에 있어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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