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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강간 상황극’ 꾸며낸 남성 징역 13년…속아서 강간 저지른 남성은 ‘무죄’

최종수정 2020.06.04 16:33 기사입력 2020.06.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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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강간 상황극’을 꾸며내 실제 성폭행이 이뤄지게 한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이 남성에 속아 상황극으로 알고 성폭행을 저지른 남성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용찬)는 4일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강간 상황극’을 유도해 실제 성폭행이 이뤄지게 한 혐의(주거침입강간 등)로 구속기소된 이모(29)씨에게 유죄를 인정, 징역 1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재판부는 이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반면 재판부는 이씨에게 속아 실제 성폭행을 저지른 오모(39)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해 "오씨를 강간 도구로 이용해 엽기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를 강간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교사하는 대담성을 보였다"고 중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씨에 대해 "모든 증거를 종합할 때 오씨는 자신의 행위가 강간이라고 알았다거나, 아니면 알고도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씨에게 속은 나머지 강간범 역할로 성관계한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오씨는 당시 ‘합의에 의해 연출된 강간 상황’으로 알았을 뿐 실제 자신이 성폭행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이씨는 지난해 8월 채팅 앱 프로필을 35세의 여성으로 바꾼 뒤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본 오씨는 이씨로부터 받은 원룸 주소로 찾아가 안에 있던 여성을 실제 성폭행했다. 범행 당시 이씨는 현장을 찾아가 훔쳐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씨와, 오씨, 그리고 피해자 세 사람은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지난달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5년, 오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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