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양극화…우량회사채만 활짝
발행시장 우량채 쏠림현상
AAA·AA, 178%·148% 증가
A 80% 줄고 BBB 발행 못해
정부정책, 비우량은 소외돼
금리 안정화에 시간 걸릴듯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차갑게 얼어붙었던 회사채 발행시장에 대한 경색 우려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비우량등급 회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량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반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비우량등급의 기업들은 여전히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셈이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중 기업 직접금융조달실적' 자료에 따르면 일반 기업들이 공모를 통해 발행한 회사채는 4조2200억원으로 전월(2조6340억원) 대비 6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책 당국이 지난달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메말랐던 발행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영향이 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발행시장에선 우량회사채 위주로 자금이 조달됐다. 신용등급별 회사채 발행현황을 보면 비우량회사채는 오히려 전달보다도 발행 규모가 크게 줄었다. 4월 한 달 동안 초우량등급인 AAA등급의 무보증 일반 회사채는 5000억원 규모로 발행이 이뤄져 전달(1800억원) 대비 3200억원(178%) 늘었다. 우량등급의 AA등급의 회사채도 3조5300억원 규모로 자금조달이 이뤄져 전달 2조1100억원보다 148%가량 증가했다. 반대로 A등급의 회사채는 1900억원 규모로 발행돼 3월(9400억원)보다 80% 줄었고, BBB등급은 발행이 이뤄지지 못했다.
양극화 현상은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전일까지 AAA등급의 무보증 일반 회사채는 약 1조4826억원이 발행돼 전체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 6조6739억원 중 22%에 달했다. A등급은 1720억원 규모로 발행돼 전체 2% 수준에 불과했다. A-등급의 회사채도 3430억원 규모로 발행되는데 그쳤고, BBB+급 이하의 회사채는 발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A등급(4250억원)의 회사채가 전체(3조5620억원) 발행량의 12%에 달했다는 점과 대비된다. 같은 기간 BBB+와700억원)와 BBB(1680억원) 등급의 회사채 발행이 이뤄졌던 것과도 비교된다.
양극화가 지속되는 것은 정부 정책이 일부 우량등급 위주에 쏠렸기 때문이다. 신용등급(AA-이상)이 탄탄하고, 업황 전망이 부정적이지 않은 곳 위주로 채권을 담다 보니 비우량 등급의 회사채는 발행시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이달 말부터 비우량회사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채안펀드는 다음달부터 4월 이후 비우량등급(A+)으로 떨어진 '추락 천사'도 매입 대상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29일부터 '코로나19 피해대응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과 '주력산업 P-CBO'를 발행해 등급이 BB-인 기업 지원에도 나선다. 한국은행도 산업은행과 함께 특수목적기구(SPV)를 설립해 저신용 회사채 지원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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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책 지원이 비우량 회사채의 금리 안정화에 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셋째 주까지 봤을 때 신용스프레드 안정세는 정착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도 "초우량등급과 아래 하위등급 간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아직 비우량물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인식 개선까진 끌어내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시화될 경우 신용스프레드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정책의 안전판 역할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우량채 위주의 중단기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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