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공주가 남긴 한글의 美, 디지털을 입다
국립한글박물관, '자경전기' 등 덕온공주 필체 활용해 '한글박물관 덕온체' 개발
순조(1790~1834)의 셋째 딸 덕온공주(1822~1844)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다. 어려서부터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해 우아한 한글 궁체 자료를 다수 남겼다. ‘자경전기’가 대표적이다. 정조, 순조, 덕온공주로 이어지는 조선 왕실 3대의 깊은 효심이 담겼다.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을 섬기기 위해 창경궁에 전각 ‘자경전’을 지었고, 순조는 그 뜻을 이어받아 ‘자경전기’를 지었다. 덕온공주는 어머니 순원왕후의 명에 따라 아버지가 쓴 ‘자경전기’를 한글로 옮겨 적었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쓴 한글 자료는 마흔여덟 면으로 이뤄진 절첩 형태로 완성됐다. 책종이를 두루마리로 된 책자 같이 이어붙이고 좌우를 똑같은 크기의 장방형으로 접어 마치 병풍처럼 중첩했다. 길이가 5m에 달해 한글 궁체의 조형미가 풍부하게 담겼다고 평가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자경전기’를 비롯해 ‘규훈’, ‘일촬금’, ‘현부인기록’ 등 덕온공주 친필 자료의 필체를 활용해 디지털 한글 글꼴(폰트)를 개발한다고 14일 밝혔다. 가칭 ‘한글박물관 덕온체’다. 박물관 관계자는 “옛 문헌 자료의 가치를 새롭게 되살리고 한글 글꼴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주요 소장 자료의 글씨를 복원해 디지털 글꼴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한다”며 “덕온공주의 친필 자료가 첫 번째 주인공”이라고 설명했다. 한글박물관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유산 667점을 수집한 바 있다. 왕실 여성들의 한글 문자생활과 19세기 국어의 특성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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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경전기’와 함께 활용되는 ‘규훈’에는 여성들이 지켜야 할 덕목과 예절이 기록됐다. ‘일촬금’은 주역(周易)의 64괘를 풀이한 책이다. ‘일촬’은 ‘한 줌’이라는 의미로, 아주 적은 양을 가리킨다. ‘일촬금’은 ‘아주 간단히 점을 침’을 의미한다. ‘현부인기록’은 ‘도척’, ‘맹광’, ‘정만리’ 등 중국 여러 인물들의 전기를 한글로 풀이한 서적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각 자료들의 필체를 분석하고 현대 디지털 글꼴 기술로 되살려 한글의 단아한 멋을 담은 글꼴로 개발하겠다”며 “한글박물관이 운영하는 디지털한글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무료로 배포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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