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외 각종 민원…사생활 없어
학부모·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증가
학생에게 욕설 시달리는 교사도
교권침해 구제소송도 증가…매년 10건 이상씩 늘어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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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40대 교사 A 씨는 최근 신경성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학부모들이 단체 대화방(단톡방)을 만들고 자신을 초대해, 학생들의 행태는 물론 수업 방향 등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학부모 민원 질문에 답하다 보면, 진이 빠진다. 그야말로 지친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업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들을 하시는데, 엄연한 교권 침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은 가운데 일선 교사들의 교권침해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일부 교사는 학부모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민원 질문에 지속해서 답을 하는가 하면, 폭언·폭행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나 학생으로부터 근무 시간 이외에 전화나 문자 등을 받아 피해를 당하는 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2018년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 교원 1835명을 대상으로 근무시간외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교원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휴대전화로 인한 교권피해가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이 79.6%에 달했다.

교권 침해 사례로는 학부모가 술을 먹고 전화로 욕이나 하소연을 하거나, 밤낮 구분 없이 단순 질의나 민원 제기를 하는 경우를 비롯해 교사에게 외모를 지적하는 때도 있었다.


설문에 응답한 교원 가운데 96.4%가 학부모나 학생에게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근무시간이나 퇴근 후 학부모나 학생으로부터 전화나 문자 등을 받은 경우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95.8%로 나타났다.


수업 중인 교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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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학부모나 학생에게 선생님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는 비율이 68.2%로 찬성(20.5%)에 비해 3배 가량 많았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근무시간 외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라는 답변이 80.2%로 가장 많았고 '사적 번호이므로 공적 용도로 활용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67.3%)과 '교육활동과 무관한 전화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51.5%)가 뒤를 이었다.


흔들리는 교권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30대 중반 직장인 A 씨는 "정식적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다"면서 "퇴근하고도 휴식 보장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생님들을 믿고 잘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B 씨 역시 "과거와 요즘 선생님과 제자 관계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학창시절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문제가 있다면 또 슬기롭게 소통하면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폭언·폭행·성희롱에 시달리는 교사


이 가운데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이나 욕설, 명예를 훼손하는 등 교권 침해도 증가하고 있다.


교총이 13일 발표한 '2019학년도 교권보호 및 교직상담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총 513건이다.


2019년 (501건)보다 12건 늘어난 수치다. 2017년 508건, 2016년 572건, 2015년 488건으로, 최근 5년간 평균 건수는 516건이다. 10년 전인 2008년(249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교권침해는 학부모에 의한 침해가 238건(46.4%)으로 절반에 가깝게 나타났다. 같은 교직원에 의한 피해는 94건(18.3%), 학생에 의한 침해 87건(17%), 처분권자로부터 부당한 신분상 피해 82건(16%), 제3자에 의한 피해 12건(2.3%) 순이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2017년 267건(52.6%), 2018년 243건(48.5%)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교권침해 원인은 학생지도 관련 불만이 109건(45.8%)으로 가장 많고 ▲명예훼손 57건(24%) ▲학교폭력 처리 관련 43건(18.1%) ▲학교안전사고 처리 관련 29건(12.2%) 순으로 나타났다.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건수는 전년도(70건)보다 17건 늘었다. 유형별로 ▲폭언이나 욕설 32건(36.8%) ▲명예훼손 24건(27.6%) ▲수업방해 19건(21.8%) ▲폭행 8건(9.2%) ▲성희롱 4건(4.6%)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건수와 비중은 2016년 58건(10.1%), 2017년 60건(11.8%), 2018년 70건(14%), 2019년 87건(17%)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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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교총의 소송 지원은 지난해 59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5년간 2015년 14건, 2016년 24건, 2017년 35건, 2018년 45건으로 매년 10건 이상씩 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교권 보호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신체적 체벌을 제외한 교권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관련 법(교육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소속 교사의 교권 행사를 전적으로 지원하고 책임을 진다.


영국 교사·강사연합의 노조 차원의 교권 침해 대응 방침은 △가해자가 학생인 경우, 학교는 학생에게 근신 처분 후 경찰에 연락을 취하며 학생이 근신 후 학교에 복귀할 때 피해 교사와 대면을 피할 수 있도록 한다. △가해자가 외부인 또는 학부모일 경우 즉각 경찰에 연락해 법적 서면 경고를 보낸다.


미국의 경우 교사보호법을 통해 안전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법적 소송에 대비한 지원과 학교위원회를 통한 예방적 조치를 하고 있다.


교총은 "교권침해 양상이 장기간 반복되고 지속적인 악성 민원과 협박, 민·형사 소송으로까지 연결돼 교원들의 호소 1순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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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자에 의한 교권침해는 학부모 등과 차원이 다른 충격을 주고, 자존감이 상실된 교원이 교단을 떠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학생 지도 수단, 방법, 절차 등을 명확히 마련해 무너진 생활지도체계를 회복, 강화하는 등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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