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 이어 해킹까지…전방위로 확산되는 미·중 갈등
환구시보 "중국도 반격 준비중"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고조되는 미·중 간 충돌이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을 넘어 투자차단, 해킹, 기업제재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계속된 공격에 중국도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여서 강대강 대치 장기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코로나19 피해를 함께 언급하며 '중국 책임론'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다루는 것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라며 "우리는 이제 막 엄청난 무역 협정을 했다. 잉크는 거의 마르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는 중국에서 온 전염병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개의 무역 협정이 그 차액을 메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무고한 생명들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미·중 무역협상 대표들이 전화통화를 통해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분위기와 조건을 만드는데 노력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에도 미국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무역협상과 연결지어 거론하며 계속 중국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향후 2년간 2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겠다는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대중 관세가 보류된 합의 자체를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문제는 미국의 중국 압박이 말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위를 동반하며 수위가 점점 높아진다는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기업들이 국가 안보 위험을 가하는 기업들이 제조한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1년 더 연장했다. 지난해 5월15일 발효된 이 행정명령은 특정 통신장비 업체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의 대표적인 첨단기술기업 화웨이와 중싱(ZTE)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중국 압박 조치였다. 이 때문에 행정명령 연장은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중국 통신장비의 미국 판매 봉쇄 조치를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 백악관은 지난 11일 대표적인 공적연금인 '연방공무원 저축계정'(TSP)의 중국 주식 투자를 원치 않는다고도 밝힌 상태다. 미국이 연방 퇴직연금의 중국 주식 투자 차단을 위한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중국과의 대치가 계속될 경우 언제라도 중국을 향한 금융시장 제재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미국 미주리주 법무장관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부실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미·중 간 소송전도 계속되고 있다.
미 안보당국은 그동안 불만을 가져온 중국의 사이버공격을 코로나19와 연관지으며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의 활동 조사 작업도 시작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이 코로나19 연구와 관련된 네트워크와 인력으로부터 백신과 치료법, 검사에 관한 지식재산과 공중보건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획득하려는 시도가 목격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중요한 코로나19 연구를 해킹해 정보를 빼내려 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가 코로나19 치료제 전달을 위태롭게 할 뿐 아니라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계속되는 미국의 공격에 중국은 코로나19 대응과 무역합의 이행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공격이 계속될 경우 손 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지나친 중국 소송전이 계속되고 있어 중국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코로나19를 둘러싼 미국의 중국 소송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불만이며 미국 개인, 기업, 주 정부 관료 등을 상대로 징벌적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책이 검토되고 있는지 공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사회과학원의 위안정 미국 관계담당 연구원은 "중국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미국 정치인들을 단호히 단속해야 한다"며 "(보복조치는) 상징적인 반격 조치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은 선진국과 비슷한 움직임"…전 세계 2억320...
이날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이 당장 다음달 통신,교통 등 공공 인프라 사업자들이 해외 기업으로부터 서버 등 정보기술(IT) 장비를 조달할 때 안보심사를 거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HP와 델 같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제품을 공급하는게 차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