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노는 것도 아니잖아요" 2030 코로나 불감증에 5060 '불안'
2030 세대 절반 "코로나19, '운'에 의해 감염된다"
전문가 "생활방역 수칙 지키는 게 중요"
서울시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시내 모든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한 10일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이태원 클럽에 집합금지 명령문이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코로나19가 무섭긴 해도 나갈 사람들은 다 나가지 않나요?", "저만 노는 것도 아니잖아요."
직장인 김모(26)씨는 "주변 사람들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보니 내가 있는 곳은 안전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마스크도 항상 끼고, 손 소독도 꼬박꼬박하니까 밖에 나가도 별문제 없겠지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몰라 답답하다. 처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켰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경각심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2030세대에 집중되고 있지만, 오히려 고령층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 사례가 많은 젊은층에 비해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 코로나19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은 2030세대는 '조용한 전파자(무증상 확진자)'가 돼 고령층 부모를 감염시킬 우려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는 젊은층이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의 대다수는 젊은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86명의 확진 환자 중 20대가 58명, 30대가 18명으로 20~30대가 총 76명이다. 40대와 50대는 각각 3명, 60대 이상은 1명 등이다. 무증상 감염자는 이중 약 30%였다.
문제는 2030세대가 자신의 부모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전날(11일)에도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부천 거주 20대 남성의 어머니인 5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자녀를 둔 강모(56)씨는 "2030세대들은 젊고 면역력도 강하지만 그 세대의 부모나 조부모는 그렇지 않다"면서 "젊은 세대들이 잠깐동안의 쾌락을 즐기지만 그 대가는 아주 무겁다. 사태가 진정되려고 할 때,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는 무증상으로 감염되는 사람도 더러 있다던데, 내 자식들도 밖에 나가서 감염된 채 돌아오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마음 같아선 집에만 있으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해도 나갈 걸 알기에 '마스크 잘 끼고 다녀라', '손 자주 씻어라' 이런 말밖에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고령층의 우려가 큰 것에 비해 젊은층은 코로나19가 '운'에 의해 감염된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서울연구원이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가 감염되느냐 마느냐는 사실 어느 정도 운이다'라는 질문에 20대의 54%, 30대의 6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반면 40대는 42.8%, 50대는 43.8%, 60대는 38.3%로, 감염을 운으로 여기는 이가 젊은 층에서 훨씬 많았다.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최모(25)씨 또한 "코로나19 관련 뉴스로 시끌벅적하지만 나는 걸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전염성이 강하다고 해서 마스크도 꼭 착용하고 다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계심이 느슨해졌다"며 "가끔 까먹고 마스크를 안 쓰고 나갈 때도 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였으면 마스크를 가지러 집에 갔을 테지만 요즘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런 상황일수록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체계를 전환했다. 이 체계를 젊은 층이 잘못 받아들인 것 같다. 생활방역체계가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생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태원 클럽 관련 상황을 보면 거리두기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이전 상황처럼 행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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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필요할 때만 손을 씻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아니다. 계속해서 2m 이상 거리 두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의 수칙들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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