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창시자 '갓갓' 체포…범행수법·참여자 윤곽 드러날 듯(종합)
잠적 7개월 만에 24세 남성 검거
구속영장 신청…디지털성범죄 수사 '정점'
'박사'·'와치맨' 등 주요 운영자 전원 검거 성공
경찰, 갓갓과 조주빈 연관성 아직 확인되지 않아
박사방 공범 '사마귀' 실체도 여전히 미궁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미성년자 대상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창시자 '갓갓'이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로써 경찰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주요 운영자들을 모두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갓갓이 검거됨에 따라 n번방 성범죄 수법 파악과 추가 공범 확인에 중요한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1일 텔레그램에서 갓갓이란 이름으로 활동해온 24세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 9일 A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소환조사를 벌이던 중 자백을 받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성착취물 제작ㆍ배포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하는 사안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추가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갓갓은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24), '와치맨' 전모(38)씨와 함께 n번방의 3대 운영자로 불렸다. 특히 갓갓이 처음 만든 n번방은 이후 파생된 수많은 유사 n번방의 원조격이다.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들이 모두 n번방으로 불리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갓갓은 2018년 말부터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9월 돌연 잠적했다. 갓갓의 범죄수법은 n번방을 모방해 박사방을 운영하던 조씨보다 치밀했다. 조씨와 달리 거래소 등에 내역이 남는 가상통화 대신 구매자 추적이 어려운 '문화상품권'을 이용해 대화방 입장료를 받았다. 그는 여성에게 신상 정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성 착취물을 찍으라고 강요했다. 메신저 등을 통해 여성에게 실시간 명령을 내리면서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제3자를 섭외해 피해 여성이 이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도록 했다는 정황도 있다.
갓갓 검거로 그가 만든 n번방에 입장한 회원들의 윤곽이 드러날 경우 일련의 사건에 연루된 전체 피의자 수도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조씨가 운영한 박사방 회원은 경찰 추산 무료ㆍ유료 회원을 합해 1만5000명 정도였다. 갓갓이 만든 n번방은 박사방과 운영 기간도 비슷한 데다 당시에는 거의 유일한 성착취물 유통 통로로 여겨졌기 때문에 연루자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n번방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고 이 범죄형태가 확산돼 피해를 키운 만큼 경찰은 갓갓 검거를 수사의 정점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갓갓의 n번방에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 방의 구성원들이 일정한 범행 목적을 가지고 통솔체계를 갖춘 채 운영됐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선 갓갓의 공범 존재 여부와 각자의 역할을 규명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갓갓의 신상정보가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이미 조씨와 '부따' 강훈(19), 육군 일병 '이기야' 이원호(19) 등 박사방 관련 주범 및 공범들에 대한 신상공개가 이뤄진 바 있다. 경찰은 갓갓이 구속되면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갓갓과 조씨와의 연관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지방청 관계자는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갓갓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경북청과 정보 공유를 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특별한 연결고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갓갓과 조씨는 지난 1월 다수의 이용자가 참여한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눴다.
또 경찰은 조씨 등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신병처리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주 구속된 2명을 이번주 송치하면 11명의 수사가 마무리된다”며 “나머지 (공범) 3명도 곧 수사가 종결될 것”이라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국민들 대다수는 원하지 않았는데"…기름값으로 6...
다만 경찰은 조씨의 공범으로 알려진 '사마귀'의 실체 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수사를 진행하면서 사마귀가 직접 범행에 가담하거나 성 착취물 제작 유포 등 박사방과 관련한 일을 한 행적이 경찰 수사에서 포착된 바가 없다"면서 "현재까지 특정되거나 한 단서가 없다"고 말했다. 사마귀는 앞서 구속된 강씨와 이씨와 함께 조씨의 핵심 공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