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카드 꺼내는데…블랙록 CEO는 "세금 올려야"
법인세 현행 21%에서 29%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로 더 많은 재정지출이 예상되는 만큼, 고통스럽더라도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정·재계에서 '세금' 논란이 촉발될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핑크 CEO가 한 자산관리자문기업 고객들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의 일환으로 법인세율이 21%까지 낮아졌지만, 내년에는 29%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소득세율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핑크 CEO는 통화에서 "미국 경제가 더욱 침체에 빠지고 있지만, 회복이 쉽지 않은 분야를 긴급히 지원하기 위해서는 세수를 인상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CEO가 세율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법인세율이 낮으면 이익이 상대적으로 늘어나 기업입장에서는 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세율 인상을 통한 세수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정부가 기업과 개인 소득에서 더 많은 부분을 가져가야 할 상황이 올지 모른다"고 적었다.
실코로나19로 지출이 늘면서 미 연방정부의 재정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은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3조 7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17.9% 규모다.
핑크 CEO의 발언은 감세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전면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5일 트위터에 "급여세와 양도소득세 인하 문제는 반드시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고 밝히며 코로나19발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감세카드를 꺼내들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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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세 시사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도 미온적이다. 민주당은 감세보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주정부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공화당은 빠르게 증가하는 재정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우리는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또 경제가 회복된 후에는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으며 공화당 소속 리처드 셸비 상원 세출위원장은 "돈을 많이 쓰고 있다면 나라를 망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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