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산 대두 수입 급격히 줄어…4월 마지막주 수입량 일년전 10분의1
무역합의 조정 가능성도

[美中신냉전]코로나 갈등에 무역합의도 흐지부지…신냉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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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지난 1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미ㆍ중 갈등이 촉발된 상황에서 무역합의 불이행이 2차 무역전쟁의 또 다른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은 코로나19 조기 통제로 민심을 회복한 만큼 미국의 공세가 높아질수록 대응 강도를 높일 전망이어서 신냉전 위기 고착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 농무부와 중국 해관총서 등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수입은 3월 하순 이후 급격하게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중국 비난이 본격화됐던 3월 중반부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모멘텀이 약해진 것이다. 3월 2주간 미국의 중국 대두 수출은 전무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마지막주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량은 1만375t으로 일 년 전의 10분의 1에도 못미쳤다.

올 초만 해도 중국은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인 '향후 2년간 2000억달러(약 245조원)어치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추가 구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 1~3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10% 증가한 218억8000만달러, 규모로는 총 780만t에 달했다.


미국은 세계 1위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무역합의 이행 과정에서 미국산 원유를 많이 사들이기 희망했지만 이 역시 어긋났다. 중국은 올해 1분기 1억1400만달러어치 석유와 기타 광물 연료를 미국에서 수입했는데, 이는 1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히려 같은 기간 중국은 러시아로부터는 113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는 107억달러어치를 사들였다. 국제유가가 급락한데다 수요도 줄고 있어 앞으로 중국이 미국산 원유를 더 많이 수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19가 중국이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약속을 이행할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대미 대응은 지난해까지 치른 무역전쟁과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층 과감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미국산 대두 등을 수입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발병을 계기로 미ㆍ중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ㆍ중간 합의내용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무역합의 이후 후속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 무역대표부는 지난 2월 중순 무역합의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히며 양자 평가 및 분쟁 해결을 위한 전담 사무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독자기구 설치 여부와 관련해 세부사항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또 코로나19에 관계없이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을 이행하라는 미국의 요구와는 달리 중국은 합의사항 이행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추이텐카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가 "중국은 여전히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고 언급한 게 전부다. 오히려 중국 내부에서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미중 무역합의 내용이 재조정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내부 통제 이후 국제적 지원 확대에 따른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공격에 정면으로 맞설 태세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종성(鐘聲)' 논평에서 직접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코로나19 대응을 비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개월간 생활의 많은 것이 변화했지만,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것은 트럼프 정부의 실패한 외교정책"이라는 미 언론에 실린 트럼프 비판 기사를 그대로 옮겨 담았다. 환구시보도 이날 사설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정치인들은 증거 없이 계속 바이러스 중국 기원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양국 관계가 삐그덕거렸을 때에도 중국 언론은 미국의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만 비난했을 뿐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일은 자제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미국의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트럼프 팬데믹'이라고 표현한 이후 중국 언론의 미국 공격 초점은 직접적인 트럼프 행정부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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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주말 사이 남중국해 군사훈련을 단행하는 등 미국의 군사도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신냉전 위기를 언급하고 있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ㆍ중이 사실상 새로운 냉전의 시대를 맞았다"며 "미국과 소련 간 냉전 시대와 달리 미ㆍ중 냉전은 전면적인 경쟁과 빠른 분열상황 전개를 특징으로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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