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내하도급 판결리스크 커져 "선진국처럼 파견근로 허용해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법원이 사내하도급 근로자 소송에 대해 불법파견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경직된 파견법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지난해 주요 기업의 사내하도급 판결을 조사한 결과 전체 사내하도급 관련 판결 13건 중 10건(76.9%)이 불법파견으로 판결이 났다고 밝혔다.
한경연이 13건 중 주요 5건(4건 불법, 1건 적법)의 판결을 분석한 결과 과거에는 주로 제조업 분야에서 원청의 공장 내 직접생산공정에 대한 사내하도급을 불법파견으로 판결해 온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간접공정과 사외하청, 비제조업 등에도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MES(생산공정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전산시스템)와 같은 전산시스템을 활용한 사례에 대해서도 불법 판결이 나왔다.
한경연은 사내하도급 불법파견 인정범위 확대의 또 다른 문제는 과거에 근로자 파견여부 판단에서 원하청 근로자의 혼재 근무, 즉 같은 공간에서의 근무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사외 하청 근로자에게까지 불법파견 판결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문제시 되었던 근로자 파견이 비제조업 분야로 확대되고, 계열사 간 이동도 불법파견으로 인정되는 추세라는 것도 기업들을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연 관계자는 "사내하도급 불법판결 사례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들의 법무 리스크가 증가하고, 인력운용에 상당한 부담이 초래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존에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을 위주로 인정됐던 불법파견 판결이 생산공정과 연관성이 낮은 물류·운송 등 간접공정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우리 파견법상 근로자 파견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 기술,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해 32개 업무로 한정된다. 기간도 최대 2년만 허용되며 2년을 초과하거나 파견제한 업종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직접고용의무 발생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 및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면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사실상 모든 업무에 파견 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범위가 한정되고 책임이 큰 우리 파견법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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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관계자는 "국내 파견법은 전문지식, 기술,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해 32개 업무로 한정됐고 파견기간도 최대 2년으로 한정돼 도입취지와는 달리 고용 경직성을 오히려 높이고 있다"며 "선진국과 같은 수준의 파견 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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